오늘도 저희 아버지는 술을 한 잔 하시고 이동네 저동네를 뒤지고 다니십니다. 며칠 전 그토록 애지중지하시던 오토바이를 도둑맞았기 때문입니다.. 평소 가족들끼리 말도 많이 없고 나이가 드시면서 부쩍 나약해져만 가시는 모습 보면서 늘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주변 일로 속상하실 때마다 낚시 다니면서 타고 다니시던 소중한 오토바이입니다. 어머님과 제가 하는 일에 유용하게 쓰이는 생계수단이기도 한 소중한 오토바이입니다.. 물론 오토바이는 도둑맞으면 찾기 힘들다는 것도 알고 훔쳐간 놈도 잡기 힘들다는 거 압니다.. 이미 개조할 건 다 했을테니까..특징이나 번호판을 써 놓는다 한들 소용이 있겠습니까..
도와달라는 건 저희 오토바이를 찾아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나쁜 짓을 하는 놈들..꼭 잡을 수 있도록 평소에 관심을 좀 더 많이 가져 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아버지가 더이상 속상해 하시면서 매일 한숨만 쉬시는 모습..자식으로서 더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형편이 조금만 된다면 새 오토바이를 사드리고 싶지만 도둑맞은 오토바이에 비할 것이 못됩니다. 3년동안 정성들여 꾸미고 중요한 도구들도 다 들어있고..무엇보다 그 오토바이를 애지중지 아끼며 먼지 하나라도 묻을새라 항상 닦고..
오늘도 아버지는 술을 드시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많이 걸어야 할거라면서 지팡이도 챙기셨습니다.. 하루에 수십키로를 돌아다니십니다. 아침에 나가시면 해가 질 무렵에야 오십니다.. 신고는 했지만 경찰이 내일처럼은 안해줄거라고 부득불 발품을 팔고 계신 겁니다..
부모님 모두 올해 삼재가 들었다고 굿도 했는데..액땜 치고는 너무 크게 한 게 아닌가 싶네요.. 퇴근하고 집에 가면 아버지 다리 주물러 드려야겠습니다.. 볼 때마다 너무 안스럽습니다..
5년 전 제가 그토록 아끼던 차를 물에 빠뜨린 적이 있었는데..오늘 아버지께서 그 이야길 꺼내며 넌 그때 얼마나 상심이 컸겠냐면서 눈시울을 적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