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날 제가 일찍 갔거든요. 경비아저씨밖에 없을때 가서 불 켜고 컴퓨터랑 난방기 이런거 다 켜고 있었더니 그 사람이 출근했는데 초면에 보자마자 "어. 일찍왔네?" 이러더라고요
좀 당황했지만 " 아 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일하게 된 ooo입니다" 라고 하고 인사했는데
"아 그래 알았고 일단 저거부터 가져와봐. 그리고 저거랑. 그래. 서랍 열어. 그리고 이리와봐" 이런 식으로 첫날 업무 교육이 시작됐는데 와..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화나더라고요. 죄다 명령조인데
제가 계약직이고 이제 막 들어와서 여기 직원들이 사실상 다 상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고 연배도 높은 사람들이지만 다른 직원들은 전부 저한테 존댓말 하거든요 좀 안면좀 트고 어느정도 친해져서 이러면 이해를 하는데 얼굴 처음 본 순간부터 야, 너,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니 이거 뭐 싸우자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투도 좀 형같이 삼촌같이 좀 친밀한 그런 반말이면 아 나를 친하게 생각하나보다 할텐데.. 굉장히 퉁명스럽고요 가끔 찾아오는 대학생 손님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한테도 그냥 초면에 다 반말하더라고요. 존댓말을 못배운 사람인가..
한번은 손님하고 싸운적도 있어요. 자기가 말을 기분나쁘게 한다는 걸 자기도 모르는 거 같은데 손님이 빡쳐서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되죠" 하는데도 왜 화내는지 모르는 거 같더라고요. 옆에서 보는 저는 알겠던데.
그냥 이 인간은 원래 이런가보다 라고 넘기려고 했는데 잘 안되네요 ㅠ 말 험하게 하는거 계속 참다보니 속에서 화병 나는거 같고 잘못한게 없는데도 막 다그치듯이 말하면 괜히 위축되고 불안해져요 ㅠ 오죽하면 한 손님이 옆에서 "아 너무 그렇게 혼내지 마세요 이 사람(저) 일 열심히 잘 하는데요" 라고 끼어든 적이 있어요.. 사실 그 때도 그 사람은 혼낸게 아니라 평소처럼 말한거거든요ㅠ
다른 직원한테 전화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더니 깜짝 놀라면서 기분 상하셨겠다고, 자기가 대신 사과한다고 죄송하다고 하더라고요. 이 직원분도 아까 그 사람이랑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인데.. 이거 잘 생각해보니 이 사람들 저보다 상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후.. 최근 며칠간 잠도 잘 못자고 손이 가끔 부들거릴 정도로 스트레스 받네요 ㅠ 화가 나기도 하지만 불안하기도 하고.. 나를 이렇게 막 대하는 사람을 가만 놔둬도 되나.. 나 스스로를 너무 아끼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ㅠ
반말쓰지마세요! 라고 할만한 용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그런 용기는 없네요.. 그랬다가는 마치 쌍욕 날라오거나 앞으로 직장생활 힘들어질 것 같아서 무섭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