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엔저시대다.
우리나라 경제의 유일한 견인차였던 수출마저 위태위태하다는 말이다.
아무리 삼성이 애플을 제치네 마네 하더라도, 지금 우리의 수출길은 서서히 막혀가고 있다는 것.
그것은 곧 가뜩이나 덜컹거리고 말썽인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마지막 케이블이 끊어진다는 소리다.
지금 청년들이 청년실업이니 복지니 하는데 그런 걸 운운할 여유가 없다.
당장 나라 전체가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게 순식간일텐데 고작 보조비 10만원 20만원
더 받자고 그리들 아우성인가.
그 10만원 20만원 보조받지 않으면 대학 못다니고, 밥 세끼 못먹는다고 엄살인가.
하다못해 일손이 부족해 중고생을 알바로 받는 물류창고도 있다고 들었다.
그 혈기왕성한 육신으로 반나절만 열심히 노가다를 뛰더라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본인도 대학을 다닐때 등록금이 부족해 잠깐 쉬면서 롯데리아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어서 잘 안다.
물론 당시 나의 가능성과 창조성을 높게 산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제발 우리 회사에 단 1주일이라도
좋으니 인턴으로 와달라고 사정사정하기는 했다.
하지만, 본인은 그런 기득층들과 손 잡기를 거부했다. 차라리 롯데리아에서 새벽 늦게까지 일하다가 성격파탄자 여자를 손님으로 맞으며 쉴새없이 짜증섞인 히스테리에 시달리더라도 젊음을 자유의 구속과 맞바꾸긴 싫었다.
밑바닥까지 가보고 스스로 일궈내는 것. 그것이 젊음 아닌가.
이 시점, 한국은 국가적 비상사태다. 우리 후손까지 갈 것도 없이 이러다간 우리가 중장년층을 맞이 했을 때부터 굶주림에 시달릴 수도 있다.
엄살이고 여유고는 아무래도 상관 없으니 단 1센트라도 외화벌이를 해와야 되지 않겠나.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전국민에게서 욕을 퍼먹어가며 완료시킨 4대강사업을, 그 놈의 외화벌이 때문에 또다시 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만 봐도 모르겠는가.
임기후에도 그는 편히 틀어박혀 밀짚모자를 쓰고 서민들과 희희낙락하는 대신 태국 시민단체와 야당으로부터 욕설섞인 폭탄메일을 받을 각오를 한 것이다.
물론 자신은 태국어를 못하니까 아무리 욕을 들어먹어도 기분이 안나쁠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결심인지도 모르겠다.
이는 조지부시 미국 대통령이 아랍어를 모른다고 이라크인들의 쏟아지는 욕에 맞서 무작정 공격을 감행했던 것과 같은 생각이었을까.
하지만 조지부시가 결국 빡친 아랍인이 던진 신발을 맞은 것 처럼, 이명박 대통령도 언젠가 열성적인 태국 시민단체 회원들의 쌀국수폭탄을 맞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러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꿋꿋히 외화를 벌기 위해 4대강을 내다파는 이명박 대통령이나
중국인들의 위안화에 눈이 멀어 닥치는대로 땅을 팔아대면서 정작 우리나라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은 반대하는 제주도인들을 보면 정말 '그놈의 돈이 뭔지'라는 말이 튀어나오게 된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매우 실망스럽고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본인은 설국열차가 할리우드 스케일로 제작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런 막연한 기대를 했었다.
이 영화가 우리나라 수출길을 지키는 용맹한 산업역군들 가운데 하나가 되리라고 말이다.
잘 만들어진 영화 하나가 수억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상품가치가 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 않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개봉수익 뿐 아니라 그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PPL 로부터 발생하는 수익만 따져도 그 쯤 된다는 것이다. 아니, 더 많을 지도 모르겠다.
일시적인 개봉수익 보다는 내용 속에 자연스레 녹여낸 PPL이 창출하는 수익이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국열차는 지금까지 보여진 것만 봐서는 적절한 PPL을 통한 수익발생에 대해 전혀 무관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본인이 왜 설국열차에 대해 대규모 PPL수익의 기대를 걸었는가 하면 바로 설국열차의 '열차' 때문이다.
이 영화를 1줄 요약하자면 결국 얼음뿐인 지구를 질주하는 기차 속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휴먼드라마와 계급에 대한 저항기 아닌가.
즉, 영화의 키 포인트는 바로 열차다.
모든 사건의 무대는 열차이고, 아마 예상하건데 열차가 얼음속을 질주해나가는 장면들만 다 합쳐도 5분은 족히 나올 것이다.
열차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소리다.
웬만한 주조연급의 존재감을 뛰어넘는 이 열차를 최근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KTX-산천으로 선정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나.
아마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나온 관객들의 마음 속에는 KTX-Sancheon이 눈보라를 해치고 빙산들을 건너서 마침내 종착역에 도착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새겨질 게 틀림없다.
해외바이어들은 이 혁명과 인간평등의 상징인 기차를 수소문할테고, 이 때 KTX측이 '우리 기차가 맞다'라고 해준다면 외화벌이는 끝이다.
영화 촬영이 이루어진 알프스산맥에는 KTX-Alphs가 놓여 영화 명소로 자리잡을 것이고, 이는 유럽 전체를 관통하고 영국과도 이어지는 유로스타와 연결될 것이다.
심각한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나라 10대 건설사들과 토목업체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엄청난 일자리 창출, 그리고 KTX 차체 판매와 책임관리로 얻는 부수익에 전화통에 불이 날 정도로 몰려들 제 3국들의 주문까지...
경제 회복, 그 중심에 KTX, 그리고 설국열차가 있는 것이다.
이 여세를 몰아 봉준호 감독이 '설국갤럭시', '설국태양광전지', '설국LED' 등으로 시리즈를 쏟아내준다면 우리나라가 그토록 고심하는 미래산업 육성은 끝 아닌가.
GDP 4만불이 다 뭔가. 10만불, 20만불도 가능한 것 아닌가.
이런 좋은 기회를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예술관에 목 맨 나머지 그대로 놓쳐버렸다.
관객은 잡을 수 있어도 이 엄동설한에 오늘도 종종걸음으로 직업소개소를 향하는 100만 청년실업과 치솟는 물가는 잡을 수 없다.
예술은 인간사에서 어느정도 먹고 살만한 여유가 있을 때 번창했고, 예술가 자신의 생각을 노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시나 다름없는 국가적 위기상황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어떤 사람들은 뛰어내려 죽기 바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철탑 오르기에 바쁘다.
사회는 여유가 없이 각박함만이 남았다.
새 대통령에게 경제, 복지가 우선이라고 닥달하는 것이나, 끊임없는 서민타령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지 않겠나.
이런 상황에선 우리나라의 우수한 예술인들도 자신의 신념과 예술적 야망을 미뤄두고 산업계와 힘을 모아야한다. 국민의 일원으로서 희생하고 봉사해야한다.
흥행과 더불어 확실한 외화벌이, 거기에 산업계와의 상생의 길을 보장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예술계가 달려나가야 할 비상출구다.
출저: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nid=2890977&code=6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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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음..
참고로 별점은 별 반개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