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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과 정재승
게시물ID : it_66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토메틱시티
추천 : 8
조회수 : 124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1/14 12:02:11
-- 다음 댓글에서 펌 --

유시민은 암호증표를 세계적인 사기극으로, 후자는 전자의 인식을 무지의 소산으로 간주한다. 

정재승이 틀렸다. 은연 중에 '블록체인 = 암호증표'로 간주하는데, 전자는 플랫폼이고, 후자는 하나의 실시 예이며, 세계적인 투기 상황은 어느 한 실시 예의 부작용이다. 그러니까, 세 가지 현상이 섞여 버린 상태에서 서로 딴 말을 하는 셈이다. 

첫째, 플랫폼으로서의 블록체인
둘째, 실시 예로서의 암호 증표
셋째,  세계적인 투기 광풍

정재승의 논리는 투기 광풍을 잠재우려다 초가삼간 태운다고, 거래소 폐쇄와 같은 정책은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 과정을 막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주장은 틀렸다. 적어도 아래 세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첫째, 블록체인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 중이며, 이 발전에 공헌하는 학자와 기술자들이 하나의 실시 예에 불과한 암호 증표, 그리고 그것의 부작용에 불과한 거래소 가격 변동에 영향받을 이유가 없다.  사실, 대부분의 핵심적인 과학자들은 가상화폐에 관심도 없다. 거래 빈도와 채굴 메커니즘 측면에서 블록체인의 내재적 한계를 극복하고, 2018년 현재 시점에서 가장 앞선 기술들 중 하나로 평가되는 Hashgraph는 암호 증표 발행(ICO) 계획조차 없다(Hashgraph 기술은 유튜브에서 Barnad 박사의 하버드 대학 강연 참고). 

둘째, 정재승은 사건들 간의 인과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블록체인이 원인이고, 암호 증표가 결과이며, 또한, 암호 증표가 원인이고, 투기 현상이 결과이다. 블록체인을 건드리면, 암호 증표와 투기 현상에 영향을 미치지만, 투기 현상을 건드리는 것이 암호 증표에, 더 거슬러 블록체인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암호 증표 기술과 블록체인 기술은 각기 자신의 결을 따라 흘러갈 것이다. 

셋째, 정재승은 도덕과 기술 간의 관계를 모르고 있다. 기술이 인간과 생명의 이익에 공헌하는 것은 당위가 아니라('해야 된다'), 당연이다('할 수 밖에 없다'). 어떤 기술이 도덕적 결함과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다면, 기술 스스로  자신의 결함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며, 사람들은 그러한 소리없는 아우성을 경청해야 한다. 기술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스스로의 결에 따라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생명체이다. 

미학적, 윤리적, 철학적 기초가 없는 기술과 과학의 한계를 정재승은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 사회의 대다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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