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일단 들어가기 전에 19금입니다 ㅠ_-
집에 올라오는 길에 반지하가 보이길래 한 번 써 봤는데, 표현들이 좀 그렇네요. 사실 수위를 잘 몰라서(...)
범죄물이기도 하고 내용에는 맞다 싶어서 썼는데, 아니다 싶으면 말씀해 주셔요..! 공용 게시판이기도 하고 자중하겠습니다 OTL
#1
영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유희의 브래지어를 벗겼다. 한 손으로 후크를 풀고 가슴에 손을 올리자, 장난스러운 신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가볍게 키스를 하던 영호의 얼굴이 가슴으로, 허벅지로 내려가자 유희의 입에서 나오던 장난스러운 신음소리는 어느덧 불꽃같은 희열로 변했다. 희롱하듯 유희의 사타구니를 간질이던 영호가 더는 참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렸다. 유희는 빨리 자신을 안아 달라는 듯 두 팔을 벌렸다. 하지만 영호는 바지를 내리던 손을 멈추고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조금 분위기가 상했다는 듯 유희가 물었다.
“아니.”
영호의 시선은 방 위쪽에 나있는 자그마한 창문에 고정되어 있었다. 낡은 방범창 앞으로 불투명한 유리가 엉성하게 붙어 있었다.
“뭔데.”
영호의 태도에 유희가 불안한 듯 옆에 있던 이불을 가져다 몸을 가렸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유희는 영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누가 본거야?”
유희가 느끼는 불안함은 영호에게도 전해졌다. 걸쇠가 고장 난 창문은 열지 못하도록 나무토막이 기대져 있었고, 그 위로 창문이 조금 깨진 듯 청색 테이프가 발라져 있었다.
“아니, 그냥.”
“뭔데, 괜히 사람 불안하게….”
유희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듯 영호는 다시 유희의 가슴을 쥐고 키스를 했다. 뾰로통한 표정이 다시 홍조를 띄고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영호는 쫓기기라도 하듯 난폭하게 유희의 다리를 벌려 안쪽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아…, 아파.”
누군가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영호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그 불안감은 한시라도 빨리 싸고, 섹스를 끝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여…, 영호야….”
유희는 어느새 오르가즘에 도달한 듯 이불을 쥐어뜯으며 목소리로 영호를 불렀지만, 영호의 몸을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식어갔다. 땀이 비 오듯 흘렀지만, 그와 반대로 마음은 불안과 긴장으로 미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의 욕망이 지금 와서 그만두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자세 좀.”
영호는 유희의 몸을 옆으로 돌린 다음 가슴을 들어 올려 앞으로 엎드리게 했다. 유희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된 유희가 엉덩이를 치켜든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이 영호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헙….”
영호는 오로지 욕정 밖에 없는 동물처럼 유희의 엉덩이를 붙잡고 허리를 흔들었다. 유희의 입에서 간간히 새어나오는 기진맥진한 신음소리, 방금 전까지 있었던 불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희열이 영호의 몸을 감싸 안았다.
“조…, 조금만 더….”
그렇게 왜치며 짐승처럼 욕망에 집중하던 영호의 눈앞에 다시 창문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방범창 앞에 붙어 있는 불투명한 유리, 깨진 유리를 막아 놓은 청색 테이프, 그리고 그 테이프를 찢고 방 안을 내려다보는 눈동자가 있었다.
눈동자는 깜빡이는 것도 잊은 채 숨을 죽이고 영호와 유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동자가 느끼는 흥분과 희열이 방안 곳곳을 가득 매우고 있는 것 같았다. 정점까지 올라갔던 욕망이 순식간에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영호는 자신이 지금 섹스중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영호야…, 쌌어?”
움직임이 갑작스레 멈춘 탓인지, 여전히 거친 숨을 내쉬며 유희가 물었다. 그 물음에 창 밖에 있던 눈동자의 주인도 들킨 것을 인지했다. 곧이어 누군가가 산복도로를 달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왜…, 영호야 무슨 일 있어?”
유희는 얼굴만 옆으로 돌린 채 걱정스러운 듯 영호에게 물었다.
“아니…, 아냐.”
영호는 고개를 흔들며 유희를 안아주었지만, 이미 몸은 차갑게 식은 뒤였다.
#2
샤워도 하지 않은 채 바깥쪽으로 나가 창문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특별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창문가에 테이프를 찢은 자국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뭐야, 아까 전부터 자꾸? 마음에 걸리는 게 있으면 말을 해줘야 할 거 아냐?”
“그냥, 괜히 거슬려서. 내일 창문 바꿔야겠다. 바람도 좀 들어오는 것 같고.”
유희는 불만스러운 표정이었지만, 영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다음 날 새벽 영호는 공장에 출근하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섰다. 유희는 아직 자고 있었다. 가볍게 볼에 뽀뽀를 한 다음, 계단을 올라왔다. 어제 다시 붙여놓은 테이프를 확인했다. 테이프에는 바깥에서 자른 선명한 칼자국과 손으로 그것을 파헤친 흔적이 보였다. 영호가 자고 있는 사이 다시 왔다 갔다는 증거였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어제 저녁 유희는 금방 잠들었지만, 영호는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그것은 마저 끝내지 못한 섹스 때문이기도 했고,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공포감 때문이기도 했다. 자신과 유희의 은밀한 생활이 누군가에게 보여 지는 것도 몸서리치게 기분 나빴지만, 그것이 인터넷에 퍼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영호는 다시 방안에 들어가 테이프와 신문지로 창문을 막았다. 그리고 자는 유희를 깨우지 않도록 밖에 나와 경찰에 신고를 했다. 10분 정도 지나 도착한 경찰은 창문의 상태와 영호의 이야기를 듣고 저녁부터 순찰을 조금 더 돌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뿐이냐고 묻는 영호에게, 경찰은 집이 너무 안쪽에 있어 CCTV로도 찍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필요하다면 설치 요청을 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정 급한 상황이면 신고를 해 달라고 했지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뿐이었다. 경찰이 떠난 뒤 영호는 한참 욕설을 퍼부었지만, 곧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집 주인에게서 연락이 왔지만, 해결책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집주인은 CCTV는 고사하고, 창문도 갈아 줄 수 없다고 이야기 했다. 한 달 10만 원짜리 방에 그 이상의 투자는 해 줄 수 없다는 태도였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보니 유리창이 새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안쪽에 있던 방범창이 바깥으로 나가고, 낡은 유리창 대신 깨어진 곳 없는 깨끗한 유리가 위치하고 있었다. 아직 불안한 마음은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한결 괜찮아 지는 것 같았다.
“그거 생각보다 비싸더라.”
저녁을 먹으면서 유희가 영수증을 보여주며 이야기 했다. 영수증에는 이십 만원이 넘는 돈이 결재금액으로 적혀 있었다.
“뭐가 이렇게 비싸?”
“사람 부르는 비용에, 재료값에 그 정도 한다고 하던데.”
“이렇게 비싸면 연락이라도 좀 해주지.”
거의 세 달치 집세가 유리창 하나에 나갈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예상 밖의 금액에 다시 영호는 어제의 짜증이 몰려왔다.
“니가 하도 불안해 하니까 그냥 빨리 바꿨어. 어차피 싸다고 해도 몇 만원 차이 안 날거고….”
“그래.”
식사를 끝내고 영호는 샤워를 했다. 이불을 펴고 자리에 눕자 영호는 유희 쪽으로 다가가 가슴에 손을 올렸다. 유희가 장난스럽게 영호를 밀며 손사래 쳤다.
“뭐야, 어제 그렇게 해 놓고서는.”
“맞아.”
영호는 상관없다는 태도로 아무렇게나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뜨거운 키스가 이어지고 조금 지나, 영호는 절정을 맞이했다. 마음 한구석의 묵은 짐이 불안과 함께 내려간 느낌이었다. 절정의 순간 영호는 유희의 허리를 붙잡은 채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창문 가장자리가 깨져 있었다. 어제 보았던 눈동자가 여전히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영호는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터지는 느낌을 받았다.
“야이, 씨발새끼야.”
소리를 지르며 반쯤 벗고 있던 바지를 올리며 밖으로 뛰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