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 날, 강원도의 산골짜기에서 훈련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격 집중주라고 해서 총을 잘쏘면 편하게 쉬고 못쏘면 피알아이를 겁나게 받는 훈련입니다.
문제는 한 여름 중에서도 장마철에 훈련 일정이 정해졌다는 것이죠.
억수같은 비가 그친 후 훈련장에 도착한 대대를 맞이한 것은...
90%에 육박하는 습도였습니다.
장난이 아니라 진짜 물방울이 공중에 떠나니는 게 보였어요.
산을 오르느라 땀+빗물 범벅이 되었으나 2박3일 동안 목욕을 하실 수 없는 기분을 아시나요...
하루종일 끈적한 기분으로 훈련을 마치고 24인용 텐트로 돌아와서 모든 것을 원망하며 자리에 누웠죠.
더워서 속옷은 다 벗고 전투복만 입고 잠이 들려는 찰나에 등짝이 간질 거렸습니다.
다리가 몇개 달린 생물이 움직이는 느낌에 순간 몸이 경직되고 거미인 줄 알고 떼어냈는데
손으로 털어낸 그것은 거미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귀뚜라미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리가 훨씬 길었고 통통하며 반질반질한 생명체였습니다.
그것을 본 순간 마치 디멘터와 마주친 듯한 충격에 빠졌고 단언컨데 제가 본 것중에 가장 크고 통통한 녀석이었습니다.
산속에서 뭘먹고 사는지 몸통 크기만 엄지발가락 만한 녀석이 사람 허리만큼 뛰어 다니는데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넘나 소름끼치는 것...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