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야~ 오빠야~ 그때의 맑디 맑은 두 눈이 십년이 지나 검은 보석이 되었거늘, 깊은 그 그림자는 웬일인가? 중학생이 되어 버스를 처음 탈 때 신기방기 콧노래를 불렀거늘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멈칫 멈칫 차에 올랐음을 나는 몰랐네. 여자의 몸이란 죄업의 덩이런가 자괴함을 나는 몰랐네. 이십년이 흘러, 직장을 다니고, 회식자리가 잦더니만 웬일로 사직했더냐? 그리도 꿈꿨던 그 일터를. 삼십년이 지나, 아이 손잡고 시장가는 너의 해맑은 얼굴에 나는 이제야 안도하는 구나. 이제 곧 둘째를 가진다며? 여아라면 또 오빠야~ 오빠야~ 하겠네, 별빛 같은 눈동자를 잔뜩 키우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