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한봉지를 사서 컴퓨터 앞에 놓고 하나 둘 집어먹다보면
이내 입안이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물을 마시고 싶어 지지만 귀찮아 갈 수는 없다.
이런 답답함 속에서도 계속 땅콩을 집어 먹게 된다. 이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다.
아마도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강렬한 끌림.
인간은 끝네 입안에서 땅콩의 부스러기들이 이루어내는 껄끄러움과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물을 마시로 간다. 다시 컴퓨터로 돌아 오면서 '이제는 그만 먹어야지..' 이런 생각을 하지만
컴퓨터를 하다보면 이내 썩은 땅콩과 땅콩 껍질 속에서 멀쩡한 땅콩을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땅콩이 그렇게 특별하게 맛있는 음식이 아닌데도 자꾸만 나도 모르게 손이 가는 이유는 뭘까?
이렇게 땅콩을 먹고 물을 마시고 다시 땅콩을 먹고를 무한이 반복하다 보면 인간은 엄청난 고통과 피로함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악마 땅콩이 원하는 바였으리라...
p.s. 심지어 이렇게 땅콩의 무서움을 잘 아는 나 조차도 이 글을 쓰면서 (나도 모르게) 땅콩을 먹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