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업로드하네요. 언제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동네 사람들 모두 캐시를 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캐시를 안다기 보다 캐시가 우리를 알았기 때문이다.
서로 가족 같이 지내는 이유도 다 캐시 덕이다.
"애가 신통력이 있어."
언젠가 알레타 아주머니께서 말씀한 적이 있다.
난 그런 능력을 믿지 않는데, 캐시는 확실히 뭔가를 가졌었다.
캐시의 눈에 알레타 아주머니는 "할머니 아줌마",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하던 소녀는 "멍멍이 의사 언니"였다.
같이 줄넘기를 하던 친구들은 "가수", "선생님", 그리고 "소방관"이라고 불렀다.
한번은 사람들을 왜 별명으로 부르냐고 물었더니 내가 알아 듣기로는 그 사람의 장래를 보고 지어준 것이라고 했다.
정확하게 미래를 점지했다기 보다 적성을 보고 말했던 것 같다.
"사람들이 전부 빛나요, 글쓴이 아저씨. 다 좋은 분들이에요."
내가 글을 쓰고 싶었다고 입 밖으로 내뱉은 적이 없는데.
마음에만 품고 있던 꿈이었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어째선지 캐시는 그것을 보았다.
이런 방식으로 캐시는 동네 사람들과 알고 지냈다.
어느 날 오후, 나는 동네 벤치에 앉아 가만히 쉬던 중이었다.
캐시가 저쪽에서부터 폴짝폴짝 뛰어오는데 옆에 모르는 사람이 같이 있었다.
분명 그 사람한테도 뭔가 별명을 지어줬겠지.
둘이 이쪽으로 오길래 손을 흔들며 물어봤다.
"캐시, 옆에 친구는 누구야?"
갑자기 캐시가 걸음을 멈췄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무슨 소리인가 싶은 표정을 지었다.
"아! 글쓴이 아저씨구나. 안녕하세요!"
캐시가 그렇게 낯선 남자와 가던 길을 마저 갈 때, 내가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그때 알아챘어야 했다.
캐시는 사람의 좋은 면을 보았다.
캐시는 좋은 사람만 볼 수 있었다.
아닌 사람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