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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후기
게시물ID : gametalk_3517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새플레이어
추천 : 3
조회수 : 12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1/27 14:41:20
얼마전 스팀에서 속편, before the storm 출시 기념으로 75% 세일을 하길래 그만...

고마운 분들 덕에 한글화도 되어 있고 언뜻 켠김에 왕까지에서 지나가다 잠깐 봐서 재밌어 보였던 기억이 나서 샀습니다.


시놉시스)

평화로운 미국의 한 예술학교에서 사진 작가가 되기 위해 수업을 듣던 여학생 맥스 콜필드.
수업 중에 화장실에 간 그녀는 옛 친구 클로이 프라이스가 학교의 부잣집 양아치 네이선과 다투는 장면을 목격한다.

잠시 숨어서 지켜보던 맥스는 화가 난 네이선이 갑자기 총을 꺼내 클로이를 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충격에 빠진 그녀는 그만 정신을 잃는 데, 정신을 차린 그녀가 있는 곳은 화장실에 오기 전에 수업을 듣고 있던 그 교실.

그리고 맥스는 아까 들었던 수업이 그대로 반복되는 것을 보고, 자신에게 갑자기 짧은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생긴 것을 깨닫게 된다.
이에 맥스는 다시 화장실로 가서 클로이와 네이선의 다툼을 다시 목격하고, 이번에는 경보를 울려 클로이를 구한다.

그리고 수업이 끝난 후 다시 클로이와 만난 맥스.
그녀는 클로이가 몇년전 실종된 단짝 친구 레이첼을 찾고 있음을 알고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 클로이를 도우려 한다.

장점)
1. 실감 나는 캐릭터 묘사
주인공이 여고생, 그것도 미국의 십대라 감정 이입이 여러웠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내의 태그, 주인공의 독백, 대사 등 다양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제공하여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을 포함한 캐릭터들의 성우들이 각자의 맡은 캐릭더의 개성이 잘드러나는 연기를 보여주는데, 특히 달라지는 시간대에서 바뀌는 클로이에 대한 성격 묘사와 그에 맞는 연기가 훌륭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플레이어는 클로이를 도우려는 주인공의 노력에 공감하기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2. 몰입감과 소소한 감동을 주는 일상 연출
이 게임은 평범해보이는 미국의 학교 생활의 일상의 모습을 잘 묘사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미국에서 학교 생활을 안해봤지만 CSI나 각종 드라마, 영화에서 묘사되는 미국 고교생들의 학교 생활의 모습을 게임 안에서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업종이 울리고 교실을 나가면 보이는 낡은 철제 사물함들. 그 중간 중간에 무리지어 서있는 불량스러워 보이는 학생들,  그들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는 불쌍한 학생들.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 할 일에만 몰두에 있는 괴짜들. 잘나가는 미모의 여학생들과 그들 사이의 다툼.

이런 학교 분위기가 주인공이 갖는 학교 생활의 긴장감과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에게도 전달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일상의 공간에서 주인공은 침대위, 공원 의자위에 앉으면 혼자 마음 속으로 독백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연출이 나옵니다.
이 때 카메라는 주인공의 시선이 아니라 3인칭의 시점을 유지하며 여러 각도와 거리에서 주인공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그래서 플레이어에게 주인공의 상황을 다시 들려주면서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정보를 강조해주는데, 이 연출이 자연스러워서 지겹지 않게 몰입감을 높여주는 좋은 장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장면마다 은은하게 깔리는 통기타 배경음악은 게임의 색깔을 잘 표현합니다.

또한 맥스와 클로이가 조용히 대화하고 어울리는 일상, 둘을 둘러싼 복잡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에 담긴 소소한 행복감들을 자세히 묘사하는 여러 장면들이 잘 만든 드라마나 영화처럼 감동을 줍니다.

단점)
1. 너무 단순한 이야기 구조
이 게임의 메인 퀘스트, 본 이야기 구조는 맥스가 클로이를 돕기 위해 시간을 이렇게 돌리고, 저렇게 돌리고 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 구조는 영화나 드라마였다면 나쁘지 않았겠지만, '게임'으로써는 너무 단조롭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 게임은 게임 시작시와 로딩 중간 중간에 플레이어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강조하지만,
실제 플레이를 해보면 그렇게 까지 플레이어의 선택이 주는 영향이 이야기의 흐름을 크게 바꾸지 못합니다.

이런 점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엔딩입니다.
이 게임은 중간 중간에 인생극장처럼 플레이어에게 A와 B의 선택지를 주면서 분기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엔딩까지 AB 선택지로 줘버립니다.

저는 이 부분이 게임으로써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특히 여태까지 플레이하면서 선택한 소소한 분기들이 엔딩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하는 게 문제입니다.
실컷 여러 AB 선택지들을 중요한 것처럼 보여줘놓고는, 마지막에 선택한 AB 선택지 하나에 의해 두 가지 엔딩 중 하나가 나옵니다.

그리고 사족을 덧붙이면 마지막 엔딩은 드래곤 라자를 읽으면서 자란 저에게는 정답이 너무 분명해서 고민할 거리가 없습니다!
그냥 B는 선택하는 게 제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게 밸런스가 안맞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게임으로써 좋은 이야기 구조가 되려면, 중간 중간에 내가 했던 선택에 따라 마지막에 선택지가 더 생기던지,
아니면 엔딩이 그동안 선택했던 흐름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결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냥 AB 선택지를 주고 A 엔딩을 선택할래? B 엔딩을 선택할래?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의 사이트 퀘스트가 거의 없고, 있어도 그게 스토리를 바꾸는 건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볼 때마다 매번 괴롭힘 당하고 있는 한 친구를 맥스의 능력으로 매번 도와줄 수 있지만,

도와줘도 플레이어가 얻는 건 그 친구가 고마워 하고 감사하는 장면을 보는 것 뿐입니다. 
이 친구를 도와서 플레이어가 받는 보상은 더 없습니다.

2. 2회차 플레이에 대한 흥미 부재
재밌는 게임을 하면 다시 해보고 싶고 다른 선택을 해서 결과를 보고 싶고
다른 스토리를 즐기고 싶지만, 이 게임은 위의 단순한 이야기 구조의 단점과 함께 주인공의 능력의 특성이 맞물려서
2회차 플레이에 대한 흥미를 거의 제공하지 못합니다. 
즉 엔딩을 한번 보고 다시 플레이를 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점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주인공의 능력은 짧은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을 하다보면 같은 장면, 같은 대사를 계속 듣게 됩니다.
맥스가 시간을 되돌리면서 상황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것이 이 게임의 주 진행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게임을 한번만해도 플레이어는 같은 대사를 계속 듣게 되고,
심지어는 여러 챕터에서 계속 다시 보게 되는 장면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게임의 기본적은 진행방법이 단순한 이야기 구조와 맞물리면서
다시 게임을 플레이 해서 다른 엔딩을 향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흥미를 주지 못합니다.

까놓고 얘기에서 마지막 분기를 선택하는 곳으로 돌아가서 A가 아닌 B를 선택하면 되는데,
이 선택을 다시하기 위해 게임을 처음부터 플레이하면서 봤던 장면을 계속 반복해서 봐야하는 것은
이미 본 드라마나 영화를 다시 보는 정도의 재미밖에 얻지 못합니다.

스토리와 연출은 훌륭하지만, 게임으로써는 볼륨이 작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종합)
그래서 그냥 재미있는 미드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지만,
계속해서 여러 번 즐길 만한 거리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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