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비트코인은 저 멀리 치워두고 비트코인 하면 항상 등장하는 블록체인부터 알아봅시다. 블록체인은 어떤 자료가 들어있는 블록들을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앞에 있는 블록의 고유 정보를 뒤에 있는 블록이 갖고 있으며, 이 고유 정보를 비교하며 앞에 있는 블록의 정상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자, 그럼 블록의 고유 정보는 왜 믿을 수 있을까요? 이때 등장하는게 마이닝(채굴)이라는 과정입니다. 블록체인에 새로운 블록을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어려운 계산값이 필요합니다. 이 계산을 수행하는 과정을 마이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엄청난 계산 과정이 있기에 블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요. 누군가가 중간에 있는 블록의 내용을 멋대로 바꾸고 싶다면 뒤에 연결된 모든 블록의 계산을 혼자서 전부 다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계산하는 도중에도 원래의 블록체인은 계속 늘어나고 있겠지요? 즉, 전 세계의 마이너(마이닝을 하는 사람)들을 합친 것 보다 더 빠르게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한 완성된 블록체인의 내용을 바꿀 수 는 없습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마이너들의 숫자가 일정 이상 유지되어야만 블록체인의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기도 하지만요.
마이너들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숫자가 있습니다. 동시에 여러 사람들이 마이닝에 도전하고,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럼 내가 마이닝에 성공했다는 기준을 무엇일까요? 누구보다 빠르게 성공했다고 보고하는 것이지요. 여러 마이너들이 마이닝을 하다 보면 동시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그 중에 하나만 블록체인에 연결되고 나머지는 모두 취소됩니다.
이렇게 블록체인이 완성되었고,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어라? 비트코인은 어디에 있나요? 이제 비트코인의 이야기를 해봅시다.
사람들이 열심히 마이닝을 해야만 블록체인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즉, 마이닝이야 말로 블록체인의 핵심인거죠. 하지만 엄청난 전기를 소모하고 컴퓨터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마이닝을 해야 할까요? 마이닝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열심히 하려는 사람도 없겠죠? 그래서 마이닝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진 것이 비트코인입니다. 게시판에 글을 쓰면 포인트를 주는 것처럼 마이닝을 성공했으니 포인트를 준 것입니다.
이제 블록체인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으로 무엇을 할까요? 그래, 비트코인의 거래 내역을 기록해보자! 블록체인의 신뢰성을 이용하면 함부로 바꿀 수 없는 공개된 거래 장부를 만들 수 있을거야! 이제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블록 안에는 개인들간의 거래 내역이 채워지게 되며, 마이닝에 성공한 블록은 거래가 성사된 블록으로 기록됩니다.
잠깐, 마이닝에 성공해야 거래가 성사된다고? 비트코인 기준으로 마이닝 한건에 소모되는 시간은 평균 10분 정도입니다. 즉, 슈퍼마켓에 가서 물건을 사고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하면 10분을 기다려야 승인이 떨어지는 것이죠. 문제는 나 혼자만 물건을 사지는 않을겁니다. 여러명이 결제를 하려면 순차적으로 10분씩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죠. 물론 여러 거래 내역을 묶어서 한건으로 승인하는 방법이 있지만 서로 다른 슈퍼마켓까지 묶기는 어렵겠죠. 그리고 승인이 났다고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취소가 될 가능성 또한 있습니다. 보통 내 거래 이후로 6건 정도가 이어져야 거래가 완전히 성립되었다고 봅니다. 즉, 최소 1시간을 기다려야 거래가 성사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것이죠.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밀리다 보면 몇일씩 밀리는 경우까지도 발생하고요.
비트코인은 엄청난 숫자의 마이너들이 존재해야만(엄청난 양의 전기와 컴퓨터들을 소모해야만) 그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라는 기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이너들이 줄어들면 위/변조의 가능성이 높아져서 그 가치가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신기루라 할 수 있지요. 거기다 실생활에 이용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거래소 밖에서는 용도를 찾기가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