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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readers_310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파게티조아★
추천 : 5
조회수 : 28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1/29 23:46:24
술이 들면 비가 나는 것은 아주 이상하다, 나는
애기 아빠가 손가락 한 마디나 남았을 디스 담배를 깊게 삼켜다가 덧칠한 꿈들과 아버지의 갑상선암을 기다랗게 뽑아내는 것을 감아두고 어느 밤엔가의 한숨으로 잣는 것이다
막차가 올 때까지는 지나는 버스 몇 대를 보내면서도 싸구려 멘솔 시거렛을 있는 힘껏 깨물어 가을도 겨울도 아닌 아스팔트에 뱉고 휑휑한 가로등 빛을 흐려보니 가슴께가 싸-하게 아련하다
동생 학자금을 벌러 나왔다는 여자애랑을 나란앉아 어데, 주워 입어놓은 후드티를 푹 눌러썼다가는 세상을 욕하기도 민망해 술 김에 실패한 사랑 이야기들을 섞어 적당히 늙은 청년들같이 웅얼거려도 보았다
서른 해를 앓아온 환절기에는 허튼 소리 복작대던 작업장 앞 정류장에도 축축하게 젖은 단어들이 제각각 물들 뿐이라, 나는
술이 들면 비가 나지 참 이상하지, 하는 보인 적도 없는 이야기들로 주룩주룩 내리는 헛웃음을 삼겨다가 입에 물고 역시,
술이 들지 못하는 밤에도 혹 비가 올까 걱정이 돼
구태여 정류장까지를 찾아 앉아
지나간 사람들의 빈 자리에 털어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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