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뭘 해도 인정을 못 받나봐요 오늘 집에서 아버지가 절 부르시더니 너 이제 어떻게 할꺼냐고 물으셨습니다 전 이력서도 내고 제가 되고 싶은 건 애니메이터니까 포트폴리오 계속 건들면서 회사에 취직하겠다고 헀습니다 아버지께서 그러시더군요 지금까지는 안 그랬냐고 너처럼 집에만 쳐박혀서 있는 놈이 거기에다가 노력도 안 하는 놈이 대체 뭘 하겠냐는 거냐고 맨날 게임만 하지 그순간 울컥 하더군요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거의 놀다싶이 해서 하사경고가 2번이나 있거든요 군대 갔다온 후에 정신 차리고 학교 다녀서 3학년 때 과대를 맞을 정도로 했는 데...
저 게임도 안 하구요 집에서 가끔 오유하고 축구 카페에 가는 거 외엔 포트폴리오 건들고 이력서 내고 그거외엔 아무것도 안 합니다 돈 쓰는 것도 싫어서 애들도 잘 안 만나고 술도 잘 안 마시려고 하구요 요번주 주말에 돈 쓰기는 싫지만 애들이 달달 볶아서 사회 생활도 좀 하자고 그래서 스키장 가는 약속 잡은 거 외엔 집에서 포트폴리오 건드는 게 전부 였습니다 아르바이트는 2월되면 할꺼라고 한 상태였구요 근데 2월 첫번째 주가 설 이었잖아요 그래서 설 지나고 나서 찾을라고 하는 건데 넌 왜 매사가 그러냐 라고 하더군요
제 매사가 어떻길래 이런 말을 매일 같이 들을까 하는 생각과 이력서 넣은 곳은 수십 곳인데 아무도 안 찾는군아 라는 생각이 막 겹치면서 서럽네요 그냥 막 서러워요
집에 학점이 1점 모잘라서 졸업도 못 한다는 소리도 못 했어요 알면 아마 가만 안 두겠죠 이제 다음주가 졸업식인데...취직 했다는 소리와 함께 저 졸업이 피치못할 사정으로 F가 하나 나와서 졸업을 못 합니다 코스모스 졸업이예요 이런 말을 하려고 했는 데.. 점점 졸업식 날짜는 다가오고 취직은 안 되고 집에서 가해지는 압박은 더 하고.. 어머니께서 학원에 다녀라 그러시길래 제 위치를 학원에 알렸죠 어느정도 수준을 한다고...그랬더니 우리 학원과는 잘 안 맞겠다라는 말을 하더군요 학원 상담원이 그게 그 학원엔 애니메이션을 그정도로 알려주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아버지께 그 말도 했더니 니 수준이 그렇지 뭐 이런식으로 말만 하시고.. 아버지께서 너한테는 미래가 없으니 딴 일이나 찾아보라고 하시고..
졸업만 했어도 내일배움카드인가 그걸 신청해서 작은 돈으로 학원이나 다니면서 미래를 건설해야겠다 이럴려고 했는 데 그것도 안 되고 집에서는 꿔다놓은 보리자루 같이 보이고
오유에서 밝은 느낌으로 글도 쓰고 재밌는 것도 보면서 마음을 달랠라고 했는 데 이제 그것도 한계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