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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대기 - 레이 브래드버리
게시물ID : readers_311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묻어가자
추천 : 2
조회수 : 42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02/14 19:08:55
 
SF중에서 유일하게 슬퍼서 울었던 책입니다. (단편 중에서 '화성인')
28편의 단편을 모아서 한 권으로 엮은 책이에요.
배경은 전부 화성으로 통일했고
연대기 순서로 나열했기 때문에 화성 연대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산문시로도 느껴질 만큼 문장이 부드럽습니다.
SF장르를 약간 파괴당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논리적 설명보다는
감정, 주제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좋습니다.(?)
 
 
 
 
 
 
 
 
 
 
 
화성인 앞 부분만 조금 써보겠습니다.
 
 
 
 
 
 
 
 
파란 산들이 빗속에 솟아 있었고, 비는 긴 운하들 속으로 쏟아져 내렸다.
늙은 라파즈와 그의 아내는 집 밖에 나와 비를 바라보았다.
 
 "계절이 바뀌고 나서 처음 내리는 비야."
 
 라파즈가 말하자, 아내가 대꾸했다.
 
 "좋네요."
 
 "정말 반가운 비야."
 
두 사람은 집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는 불에 손을 쬐었다.
둘 다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멀리 창밖으로, 지구에서 두 사람을 태우고 온 로켓 위에서 번들거리는 빗물이 보였다.
라파즈 씨가 자기 두 손바닥을 보며 말했다.
 
 "원하는 것은 딱 하나뿐이오."
 
 "뭔데요?"
 
 "톰을 데리고 올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이런, 또 시작이네!"
 
 "다시 얘기하자는 게 아니오, 미안하오."
 
 "우리는 말년을 평화롭게 보내려고 여기에 왔어요. 톰 생각은 하지 않기로 하고.
그 아이는 오래전에 죽었어요. 그 아이도, 지구에서 있었던 모든 일도 이제는 잊어야 해요."
 
 "당신 말이 맞아."
 
 라파즈는 다시 두 손을 난로 쪽으로 내밀고는 불꽃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이야기는 두 번 다시 안 하리다. 그냥 일요일마다 그린 론 공원으로
차를 몰고 가서 그 아이 무덤에 꽃을 놓고 왔던 게 생각났을 뿐이오.
한때는 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나들이였는데."
 
파란 비가 조용히 집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9시가 되자 두 사람은 침대로 가서 손을 꼭 잡고 조용히 누웠다.
남편은 쉰다섯 살, 아내는 예순 살인 부부는 비가 내리는 어둠 속에서 손을 꼭 맞잡았다.
 
 "애나?"
 
남편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내를 불렀다.
 
 "네?"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소?"
 
두 사람은 빗소리와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니요, 아무 소리도......."
 
 "누가 휘파람을 불었는데."
 
 "아니, 아무 소리도 못 들었어요."
 
 "그래도 한번 나가봐야겠소."
 
라파즈는 가운을 걸치고 거실을 지나 현관문으로 갔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 문을 활짝 열었다.
차가운 비가 그의 얼굴을 때렸다. 바람이 휘 불었다.
현관 앞마당에 작은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번개가 번쩍하고 하늘을 가르자, 하얀 빛이 문 앞에 서서 라파즈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얼굴을 비추었다.
 
 "거기 누구요?"
 
라파즈가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아무 대답이 없었다.
 
 "누구요? 무슨 일이오?"
 
역시 아무 대답이 없었다.
라파즈는 기운이 쏙 빠지고 지쳐 온몸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넌 누구냐?"
 
라파즈가 큰 소리로 물었다.
아내가 뒤로 와서 그의 팔을 잡았다.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요?"
 
 "남자아이가 마당에 서 있는데, 내가 누구냐고 물어도 아무 대답도 안 해."
 
라파즈는 몸을 부르르 떨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꼭 톰처럼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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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삭제]petrichor
2018-02-14 23:28:20추천 2
댓글 2개 ▲
2018-02-15 05:41:04추천 0
생각해보니 테드창 읽고도 울엇네요 ㅋㅋ ㅠㅠ 전설의밤까지 해서 3번 우럭다 ㅠㅠ... 댓글이 본문보다 정보가 많은 듯~!
2018-02-15 10:20:57추천 1
감상만 읽어봐도 멋진 작가군요! 저는 아직 이 사람을 모르고 있었습니다만 재미있는 소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음... 저는 아시모프를 좋아해요. 처음 강철도시를 읽은 것은 어린이회관의 도서관이었어요. 예전에 어린이회관 참 좋아해서 방학 때 거의 매일 갔었는데... 주로 본관 한번 다시 둘러보고 별관의 도서관에 틀어 박혀 있었어요. 다시 본관에 가서 크림 스프와 햄버그 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또 도서관에 가고요. 암튼, 그때 아시모프를 처음 알았죠. 나중에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모두 읽기는 했지만... 제가 아시모프에 매력을 더 느끼는 것은 단편들이에요. 어쩌면 이런 것들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을까 싶거든요. 하다못해 사기꾼에게 점심 뜯긴 것으로 이야기를 만들더라고요. 작은 악마 이자벨에서 그는 사기꾼에게 점심값을 뜯긴 것을 아까워하지 않아요. 그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소설을 써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그게 참 재미있더라고요.
2018-02-14 23:58:47추천 1
영화도 있어요. 옛날에 나온.
지금 보면 좀 촌스럽기도 하고 당시에도 대중적인 인기는 못끌었지만 좋아하는 원작소설팬들은 꽤되죠.
유튜브에서 영문제목으로 검색하시면 찾을 수 있습니다.
전 소설 중 과거의 화성인과 현재의 지구인이 화성의 밤길에서 만나는 장면을 좋아합니다.
댓글 2개 ▲
2018-02-15 05:42:05추천 0
그것도 넘 조아여... 어케 그런 글을 쓸 수 있지
2018-02-25 03:39:35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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