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빙속 전문가들은 이번 팀 추월 레이스를 어떻게 봤을까.
중계 해설위원부터 전 대표팀 선수, 국가대표 경력의 코치, 대표팀 트레이너 등의 의견을 들어봤다.
다만, 취재원의 보호를 위해 4명 모두 익명으로 처리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A는 “일방적인 선수 죽이기로 볼 수 있다”고 쓴소리부터 내뱉었다.
이어 그는 “팀 추월의 생명은 호흡이다. 함성 때문에 따라오는 선수가 처져 있는지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라면서
“백번양보해서, 선수들의 말대로 작전의 실패라고 하자. 하지만 팀 추월 경기는 단체 종목이다.
팀 내 한 선수가 부진해서 실망해 울고 있다면, 나머지 팀원이 다독여 주는 게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대표팀 트레이너 출신인 B 역시 “너무 티가 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선영은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 자격 문제로 일주일 쉬었다. 큰 대회를 앞두고 일주일을 쉬는 것은 치명적이다.
회복하는 데 한 달 이상이 걸린다. 노선영의 장거리 부진은 예상된 일이다.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과 코치들이 이를 잘 알고 있었고, 충분히 대처할 수 있었다. 작전의 실패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치 출신인 C는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레이스였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만의 결정으로 이런 레이스가 나오지 않는다. 올림픽 무대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더 이상한 일이다.
과연 선수들의 단독 결정만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정상적인 지도자라면, 마지막엔 노선영을 두번째 포지션으로 이동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D해설위원은 “해당 선수들이 아직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조심스럽다”면서도 “선배로서 아주 안타깝다”고 긴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이 종목은 단결력과 협동력, 희생정신, 배려 등이 어우러져야지만 잘 탈 수 있는 경기다.
하지만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 나오지 않았어야 할 상황이다.
지도자들이 경각심을 갖고 선수들을 지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라고 꼬집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장면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더 충격적인 적은 레이스가 끝난 뒤의 분위기였다.
레이스를 마친 뒤 링크장 안에서 주저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노선영을 뒤로 한 채, 김보름과 박지우는 공동취재구역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이를 본 보프 데 용 코치가 울먹이던 노선영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이날 인터뷰에 나선 전문가들도 “국민의 분노를 이해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림픽 정신의 핵심 가치는 우정, 페어플레이, 존경이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올림픽 정신이 없었다.
온 국민의 공분을 산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핵심은 선수들끼리의 단독결정은 있을 수가 없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