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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사춘기 그 시절..그땐 그랬지..-_-
게시물ID : humorbest_142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사Kei
추천 : 34
조회수 : 3341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3/10/25 02:26:25
원본글 작성시간 : 2003/10/24 21:55:11
때는 바야흐로...
1997년 봄...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 중학교는 인천 구월동에 위치한 학교였지요.
(지명 따서 구월중학교였습니다.)
운동장이 너무 작아 대각선으로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학교였지요.
횡단보도만 건너면 시청이 있었는데..
왜 개발을 안 했던지..
아..이건 상관없는 얘기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희 중2때 영어담당이셨던 선생님은 근육질에 키 180인데다가 특공대 출신인 분이셨습니다.
거짓말 아니고,정말로 레스링선수 뺨치게 생겼더랬습니다.-_-;;;;;
그 우락부락한 근육들을 무기로 아이들에게 영어해석깜지라는 정말 싫은 과제를 내주셨지요.
(글쓴이 주:어린 분들은 깜지를 모를 것 같아 잠깐 설명합니다.깜지란 흰 백지 안에 종이가 까매질 때까지 줄기차게 써대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요.실제 까맣게 변하게 시키지는 않고,멀리서 봤을 때 검게 보일 정도면 합격입니다.-_-)
매시간마다..그 근육에서 뿜어져나오는 헤드락이 무서웠기에...
우린 차마 그 선생님에게 대항하지 못 한 채 고분고분 숙제를 잘 해다바쳤드랬습니다.
아침마다 반장이 깜지해 놓은 것을 걷어갔지요.
봄바람 살랑살랑 부는 5월이 되고..
그 시절 한창 HOT라는 그룹이 나와서 캔디라는 곡이 엄청난 인기를 얻었었죠.
제 동생이 사 준 음반으로 저도 HOT라는 그룹의 음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때 랩이란 걸 처음으로 흥미롭게 느낀 것이 '전사의 후예'라는 곡이었습니다.
그리 유명세를 탄 곡이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가사에 심취해서 외울 정도였죠.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언제나처럼 영어깜지를 쓰기 위해서 영어를 먼저 한 줄 띄어놓고 써내려갔지요.
나중에 해석을 한 번에 하면 편했거든요.(다들 공감하시죠?^^)
그렇게 영어만 죽 써놓고..
문득......
갑자기....
전사의 후예라는 노래의 가사가 쓰고 싶어진 겁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친 짓이었지만..
사춘기때인지라..
저는 그만 해석하는 줄에 줄줄이 노래가사를 써내려갔습니다.
-아..니가니가 몬데..도대체 날 때려..왜 니가니가 몬데..
이런 가사를 써댔죠...
그리고는 거기서 끝냈어야하는데..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겁을 상실한 거였던지..
그 문제있는 깜지를 복사기에 넣고 돌렸습니다.-_-;;
복사하고나니 감쪽같더라구요.
혼자 감탄했죠...
'이렇게 감쪽같다니..'
그리고는 이거갖고 계속 내야겠다는 잔머릴 굴렸죠.
그리고는 다음 날 아침..
문제의 복사된 깜지를 가지고 학교에 갔습니다.
그 때 같은 반에 절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이 녀석...숙제를 안 해서 아침에 땀 뻘뻘 흘리며 쓰고있더군요.
'훗..불쌍한 녀석..'
전 그 녀석을 진정.....으로 구제하고자..
제가 복사한 그 문제 있는 깜지 복사본을 줬습니다.
그리고는 나름대로 환상적인 말투로 그녀석을 설득했죠.
그렇게 써봐야 제 시간에 내지 못 한다는 둥..
이거 같이 내면 그 고생 안 해도 되지 않느냐는 둥..
절대 걸릴 염려 없을거라고,감쪽같다고..그렇게 꼬드겼죠.
녀석..날 믿었던 것인지..
아니면 숙제가 급했던 것인지..
잠시 고민하더니만..알았다고 하더군요.
흐흐..역시 범죄는 공법이 있어야 편한 법이죠..-_-+
아무튼 저희는 그래서 사이좋게 복사된 문제 있는 깜지를 냈습니다.
친구들이 미친 거 아니냐,나중에 걸리면 죽는다 이렇게 겁을 줬지만..
저와 친구는 태연스러웠죠.
설마 죽이겠냐..-_-;;
흐..지나친 자신감은 화를 부른다고..
하지만 이 순간 이미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가서 영어시간이 오고..
영어선생님이 들어오십니다.
그런데 무언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선생님이 인사가 끝나자마자..
제 이름과 제 친구이름을 호명하시더군요..
'아 니가니가 뭔데 나와라..'
헉..저것은...
그 때 어라..이게 무슨 소리지..하는 아이들...
과.............
다 살았다..느낀 저희..두 불쌍한 아해들...-_-
침묵이 잠시 흐르고..
저희는 죽어가는 얼굴을 한 체 선생님옆으로 갔습니다.
그 때 선생님이 갑자기 확!!양 손으로 귀를 잡더니 마구 흔들어대셨습니다.
'야 이 자식들아.....니들이 학생이냐...어쩌구...가사를 써와...저쩌구...복사까지 해...어쩌구...'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저와 제 친구 맞아가면서도 부모님 불러오랄까봐...
어린 맘에...
잠자코 있었습니다..
영어선생님 한 10여분을 그러시더니..
나머지공부를 명하시더군요..
(당연 귀의 모습은 참담했습니다.귀 뒤로 시퍼런 멍이 든 모습이란..ㅜ.ㅠ)
그 후로 기약이 정해지지 않은 청소 끝나고 한 시간씩 자율학습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로..
저와 제 친구는 학년에서 유명한 어이없는 녀석들이 되었고...
영어시간에는 항상 영어선생님의 기분을 잘 살폈어야 했습니다.
이 일이 잇은 후로는 숙제를 안 해가는 건 저희 뿐만이 아니라
다른 애들도 겁냈지요.
아마도 그 후로 숙제 안 해간 사람이 전무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제 사춘기 시절은 흘러가고...
....
..........
훗..여기서 끝난 게 아닙니다..
제 친구넘이랑 있었던 엽기일화가 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공부를 하던 어느날...
제 친구가 문득 속이 안 좋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럼 화장실 가 임마'이랬죠.
제 친구..화장실이 멀어서 싫어..이럽니다.
어쩌라는거야..이 녀석..같이 가자는 겐가...ㅡㅡ;;
그 때 갑자기 친구가 실실 웃으며 다소 엽기스런 얘기를 하더군요.
"옆교실에 일보고 오면 안 될까?"
..이런..씨씨티비같은..
그 옆교실은 영어선생님반인데...-_-;;
하지만 전 갑자기 ..
정말 어린 맘에..
사춘기니까..
사실 이럼 안 되는건 알았지만..
......부추겼습니다.ㅡㅡ;
저희가 나머지 공부를 하던 시간...
학교에는 아무도 없었거든요..
선생님들조차 퇴근하시고..
제 친구 알았다며 쏜살같이 배를 움켜쥐고 나갔습니다.
그리고..시간은 흘러흘러..5분여 뒤...
친구 흐뭇한 미소를 머금은 채 나머지공부를 하던 우리 교실로 오더군요.
제가 일 잘 봤냐고 물었습니다.
녀석..잘 봤다고...의자에 일을 봤다고 하더군요..
헉..이런 엽기적인 녀석..도대체 어떻게 일을 봤길래..의자에..ㅡㅡ;;;
대략 상상하고 계시겠지만..-_-*
아무튼 그 날은 차마 그 녀석이 일을 봤다는 옆 교실을 보지 못 하고..
(행여 실수로라도 그걸 보면 며칠간 식사를 못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죠.)
그렇게 내일을 기대하는-_- 마음에 들떠 공부를 마치고 집에 갔습니다.
도대체가 집에 가는 길은 왜 이리 신나던지..
왜 그랬을까요...
사춘기니까..ㅋㅋ
어쨌든 고대하던 다음 날은 오고..
평소같으면 등교시간 커트라인에 걸치던 제가..
일찍 학교에 갔습니다.
가니까 이미 예상했던 대로..
아이들이 옆 반에 웅성웅성거리더군요.
아이들 틈새로 비집고 들어가 무슨 일인가 모르는 척 보니..
그 반 반장이 무언가를 들고 나오더군요.
자기 몸에서 최대한으로 떨어뜨린 신문지 덮인 의자를 들고..-_-;;
(대략 말고삐잡고 있는 승마자세를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ㅋㅋ)
어찌나 웃기던지..
배꼽을 잡고 죽어라 웃었습니다.
그 날 친구와 손 꼭 붙잡고
죽을 때까지 이 얘긴 비밀이다했었는데..
그만 강산이 변하기도 전에 발설하고 마네요.
중 3때인가 무슨 일이 계기가 되서 그 친구와 멀어져서,
그 후로 만나지 못 했는데..
친구녀석..어찌 지내나 참 궁금하네요.
동주군..잘 지내지?
언제 한 번 시원한 소주라도 먹자.^^;
얘긴 발설해서 미안하다~내가 술 살게!
이 글 혹시라도 보면 꼭 연락해!!
보고싶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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