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과 관련해 총리실 상황실 근무자는 총리와 소방방재청장이 산불이 재발한 오후 2시 15분쯤 서로 통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이 총리는 산불이 다시 발화된 것을 알고도 골프모임을 강행한 것이 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총리 상황실 "양양 산불 재발 즉시 보고했다"
식목일인 지난 5일 강원도 양양 등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자 정부는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총리실도 상황실을 중심으로 피해상황을 실시간 점검하는 등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총리실 상황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 15분쯤 산불이 크게 번지자 방재청에 연락을 해 진행상황을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계속 뉴스 틀어놓고 있으니까, 상황이 2시 이후에 번지는 것이 감지돼서 총리에게 보고드리기 위해 방재청에 체크를 했다"고 밝혔다.
연락을 받은 방재청 관계자는 '지금 이해찬 총리와 권욱 소방방재청장이 통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총리실 상황실에 알렸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금 현재 청장님이 총리님하고 통화하고 계시다고 방재청 당직상황 근무하는 사람한테 확인했고 그다음에 그 사항을 정리해 보고시간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관계자는 이 총리가 상황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총리실 규정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문서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
이 관계자의 말이 맞다면 이 총리는 산불 재발을 알고도 골프를 쳤다는 얘기가 된다.
그동안 이 총리측은 골프를 치기 시작한 오후 2시부터 3시45분까지 2시간여동안 산불 재발에 대한 보고를 전혀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산불 재발과 관련해 이 총리에게 사전보고가 이뤄졌는 지에 대한 의혹이 제대로 규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총리, 산불재발 소식 보고받고도 골프 계속 쳤나?
이 해찬 총리측은 강원도 양양 산불 당일 오후 2시부터 3시45분까지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 9홀을 돌며 골프를 쳤다고 밝혔다.
산불이 다시 발화됐다는 보고를 받고 골프 18홀가운데 절반만 돌고 경기를 중단했다는 것. 취재결과 이 총리 일행이 9홀을 돈 것은 확인됐다.
그러나 이 골프장은 9홀을 돌 경우 평균 2시간 10분이 걸리는 곳이다. 이 총리측의 주장과 30분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에따라 이 총리는 9홀 이전에 보고를 받고도 계속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골프장측은 현재 이 총리 일행의 골프장 일정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총리 개인적 골프모임에 경찰 골프장길 안내
이해찬 총리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식목일 행사장에서 포천 골프장으로 출발하는 순간부터 경찰의 경호가 시작됐다.
이후 47호선 국도인 포천 시계에서 골프장까지는 경찰이 운전하는 일반 차량이 앞서 길을 안내했다.
결국 이 총리가 개인 일정인 골프장을 가는 곳까지 경찰이 경호를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당시 상황을 정확히 해명하지 않고 있고 신호기까지 조작해 주지 않았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식목일 날 47호선 국도를 이용했던 운전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교통체증에 시달려야 했다.
국회 대정부 질문에 '식목일 골프' 쟁점될 듯
국회는 11일부터 나흘동안 대정부질문을 시작한다. 이날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이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나라당 등 야권은 이에대해 이 총리의 처신은 어떤 변명으로도 납득될 수 없다며 일제히 맹비난을 퍼부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총리가 야당 지도부 보다 늦게 산불 대책회의를 소집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대정부 질문에서 이 문제를 따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이 총리의 자진사퇴를 촉구했고 민주노동당 홍승하 대변인도 이 총리가 긴장을 늦춘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강원도 양양 산불 당시 골프를 친 사실이 전해지면서 온라인상에는 네티즌들의 비난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jae50kn 라는 ID를 가진 네티즌은 국가적 대 재앙에도 불구하고 국정의 최고책임자라던 총리마저도 한가한 골프로 소일했다니.. “이유불문하고 갈아치워라”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화재 지역의 군민들은 화재와의 전쟁을 치르느라 난리인데, 이 총리가 골프를 친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골프를 탓하는 것도 아니고 치는 게 문제될 것도 없다면서 하지만 전날부터 대형 산불로 난리였으나 그런 상황에 총리가 골프를 친 것은 문제라며 정말 재발화 보고를 못받았다면 총리실 운영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이해찬 총리가 산불이 번지고 있는 상황을 알지 못했다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 총리, "...." 묵묵부답
이 총리는 지난 9일 오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장례식 참석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 총리는 대형 산불 당시 골프를 친 경위와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후 이 총리는 아직까지 해명이 없는 상탠데,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어떤 입장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골프는 이 총리가 지난달 24일 국무조정실 직제개편이 마무리된 뒤 간부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조정실은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차장제를 도입하는 등 직제를 개편했다.
국조실은 부기관장이었던 차관급의 기획수석조정관과 사회수석조정관을 각각 기획차장과 정책차장으로 바꿨고 기획수석조정관과 사회수석조정관을 대신해 1급인 기획관리조정관과 사회문화조정관을 각각 신설했다.
총리실은 직제개편을 통해 분권형 국정운영 강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는 데, 분권형 국정운영이 가장 필요한 시점에 총리실 간부들이 골프행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여러 비판에 직면해 있다.
CBS정치부 최승진기자 -------------------------------------------------------------------------------------------------- 과연 이런게 인간인가? 난 인간으로 전혀 안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