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글 쓴 적 있는데 현재 퇴사 고민 중입니다. 당장 할 건 아니고 7월까지 바쁘다고 하셔서 7월 끝나고 여유롭게 8~9월쯤 퇴사 생각중인데 확신이 없습니다. 나이는 올해 23, 전문대 컴공과 여자입니다. 제가 작년 11월 중반에 세무사 사무실에 취직하게 됐습니다. 원래는 조금 더 공부해서 전공 쪽으로 취업하고 싶었는데 집안 사정으로 그냥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곳으로 취업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그냥저냥 다닐만했는데 전 담당자님 퇴사 이후로 일이 너무 버겁습니다. 면접 볼 때 대리님이 그만두시면서 제가 그 빈자리로 가게 된 거라 대리님이 하시던 일들을 제가 맡게 되는 건지 물어봤더니 그건 실장님이 인수인계받을 거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시더니 12월이 되니까 전부 제 일이 되었습니다.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결과적으론 2가지입니다. 우선 업무가 정말 버겁습니다. 제가 세무 관련 쪽으로는 아무 지식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신입이 감당하기엔 일이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거래처는 법인 12개, 개인 15개, 면세 1개, 신고만 해주는 업체 8개로 총 36개입니다 개인은 수출업체 1곳을 제외하면 괜찮은 것 같은데 법인들이 문제입니다. 정부와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까다로운 곳, 직원만 30명이 넘고 사업 소득자와 일용직들을 매달 10명 넘게 쓰는 제조업체, 수출입 거래가 있는 제조업체, 연 매출이 50억 가까이 되는 마트, 해외투자와 국내 선물거래 주식을 하는 업체, 건설업체, 대형 모텔 등등 부가세부터 결산까지 까다로운 곳들이 많습니다 부가세 때는 11시 가깝게 퇴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해야 했고 장염에 걸렸는데도 일이 밀려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몸 상태 때문에 칼퇴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도 일이 많고 제가 아는 게 없다 보니 실장님이 거의 반 정도는 같이 해주셨습니다. 현재 결산 준비 중인데 제 전 담당자분이 일을 제대로 해놓지 않아서 몇몇 업체는 재신고하고 1년 치 자료를 거의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그 얘기 듣고서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부가세 때보다 힘들 거라고 하시는데 잘 버틸 자신이 없습니다.
2번째 이유는 스트레스입니다 정말 스트레스가 너무 큽니다. 큰 업체들도 몇 개 있다 보니 가산세가 어마 무시하고 혹시나 실수할까 봐 신고기간에는 자다가 대여섯 번씩 깨고 집에 와서도 계속 불안합니다. 퇴근할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이 울렁거립니다.
사실 당장 퇴사하고 싶지만 여러 이유로 퇴사를 미루면서 고민중입니다. 퇴사하고 영어공부하고 전공 관련 학원에 다니면서 전공쪽으로 재취업을 하고싶은데 너무 늦진 않았는지 재취업이 될지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엄마가 하시던 일을 곧 그만두시게 되어서 돈을 조금 모아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인간관계입니다. 일을 너무 힘들고 지치는데 같이 일하시는 분들은 좋은 분들입니다. 1년만에 그만두지 않겠다 말하고 들어온 곳인데 이렇게 그만둬도 되나 싶고 회사에 인원이 5명뿐이고 인수인계를 최소 2주는 해야 하니까 사직서를 내고도 2주는 넘게 봐야하는데 그럴듯한 퇴직사유도 없습니다. 요새는 차라리 쓰러지거나 크게 아프면 그만두기 쉽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쓰고보니 엄청 길고 투정만 부리면서 답답한 글이네요. 제가 워낙 소심하고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라 보시면서 많이 답답하실 것 같습니다. 고치고 싶은데 힘드네요. 투정만 부리는 글 읽어주셔서 죄송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