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유에 글을 올리는것도 오랜만이네요..

몇년간 들어오지 않다가 하소연할데가 없어서 염치없이 들어와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긴 글이지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저에겐 15년지기 불알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그 친구와 매일매일 만나서 산책도 하고 쓸데없는 얘기도 하면서 같이 울고웃는 진짜 베스트 프렌드라고 할수있는 친구에요.

그 친구가 오늘 어깨의 악성 종양때문에 수술을 위해 입원했습니다.

어깨의 신경다발 주위를 둘러싸듯이 암세포가 자리잡았다고 하더라고요..

 암에 걸렸다는것 자체는 갑작스러운 소식이 아니었습니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2학년때도 호지킨스 림프종이라는 암에 걸려 수술한 경력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때 치료가 완벽하지 않아 암세포가 상체 전반적으로 퍼졌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 발병한 암도 그 여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친구가 어깨의 이상을 느낀것은 4개월쯤 전이었습니다.

언제와 같이 산책하고 밥도먹고 술도 마시고 노는 도중에

'야. 나 요새 어깨가 너무 아프다. 이것때문에 힘쓰는 일을 할수가없다.'

라고 하소연하더라고요.

 그리고 한달 뒤, 그 친구가 결국 병원에 가보았습니다.

병원에서는 어깨의 신경을 종양이 누르고있다고 말했습니다.

다행히도 암처럼 보이지는 않고, 신경다발을 감싸고 있어서 수술이 위험하니 잠시 상태를 보자고도 말했지요.

그리고 한달 뒤, 그 친구가 병원을 다시 찾아 검사를 받았을때,

어깨의 종양이 30퍼센트정도 커졌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병원에서는 아무래도 암인것같다며, 정밀검사를 진행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2주쯤 뒤에 그 친구는 조직검사를 받게 되었고, 저에게 조직검사용 바늘이 너무 아프다며 칭얼거렸습니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고, 어깨의 종양이 암인것이 확실해졌다는 소식도 듣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암인것이 확실해졌으니 수술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암이 전이된것 처럼 보이지 않으니 약 70퍼센트 정도 확률로 수술은 성공하게 될거라고도 말했습니다.

30퍼센트정도 확률로 실패하면 왼팔을 못쓰게 된다는 것이었지요.

그래도 다행이었습니다. 암에 걸렸는데 목숨이 위험하지는 않을것이라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오늘 친구가 입원했습니다. 친구가 입원한 병원은 서울에서도 굉장히 큰 병원입니다.

그리고 방금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야. 지금 2인실 쓰고있는데 옆에 아저씨는 자고있고, 말할데가 없어서 전화한다.'

'의사가 방금 와서 심각한 목소리로, 이 수술은 3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대수술이라고 말했다.'

'근골격팀, 신경팀, 척추팀이 와서 왼쪽어깨를 완전히 뜯어내고 종양을 제거한다음 다른곳에서 살을 가져와서 붙인다고 했다.'

'너무 큰 수술이고 위험부담도 크니 왼쪽팔은 못쓰게 될 각오를 해두라고 했다.'

'만약 암세포가 뇌쪽으로 전이가 되어있다면 사망위험이 있고, 척추쪽으로 전이됐다면 반신불수의 위험이 있다고 했다.'

'나 어떻게하냐. 죽는거 아니냐. 기도해주라. 어디 하소연할데가 없다.'

라고 그 친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전 그 친구에게 '알았어. 기도해줄게.' 라는 말밖에 할수가 없었습니다.

말재간없는것이 이렇게 저주스러울수가 없었습니다.

전 매일매일 만나서 같이 걸으며 잡담하던 친구가 지금 병원에 누워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고있는 상황이 아직도 현실같지가 않습니다.

하소연하는 글이 너무 길어진것같아 죄송합니다.

모두들 긴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부탁이 있습니다.

한번만 그 친구가 낫기를 기도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ps. 혹시 어깨쪽 신경에 암이 발병했던 지인이나 가족이 있으신분 있나요? 그 예후를 알고싶습니다. 쪽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