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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_프롤로그
게시물ID : freeboard_2018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브져
추천 : 10
조회수 : 267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06/03/06 23:12:32
 11월의 시베리아 침엽수림.
 하얀 KP타입 전투복(combat suit)를 입은 사내가 검은색의 노멀타입 전투복을 입은 사내의 뒤를 따라 눈보라 속을 헤쳐나가고 있었다. 

 "이 길이 맞는거야?"
 "도대체 몇 번째 물어보는건가? 눈더미 속에 묻어버리고 가기 전에 닥쳐."

 검은 옷의 사내는 피곤하다는 듯이 낮게 읊조렸지만, 흰 옷의 사내는 왠지 그의 말 속에 칼이 담겨있는 듯한 날카로움을 느꼈다.

 "어, 어이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같잖아!"
 "진심이었다."
 "..."

 이런 살벌한 대화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하면서도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검은 사내는 계속 품안의 어떤것을 만지작거리며 눈발을 헤치며 묵묵히 걸었다. 그렇게 두 사내가 두터운 눈발속을 헤쳐 나가며 제법 긴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도중, 수 시간동안 눈발속을 뚫으며 길을 만들던 검은 옷의 사내가, 갑자기 길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전방을 주시했다.
 흰 옷의 사내는 의아한 마음이 들어 앞을 바라보았지만 단지 아직도 거센 눈보라가 약간 그쳐 시야가 어느정도 회복될 뿐 그 이상도 아니었다. 흰 옷의 사내는 그런 검은옷의 사내의 행동에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며 다시 한번 그 입을 열었다.

 "도대체 왜 멈추는..."

 갑자기 눈앞의 광경이 바뀌는 현상에 의해 흰 옷의 사내는 온 몸을 경직시켜버리고 단지 놀라 입을 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검은 옷의 사내는 두 눈을 감고 조용히 서 있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던 도중 놀라 잠시 말을 잊고있던 흰 옷의 사내는 다시 자신의 말을 잇기 시작했다.

 "잠깐!!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지? 홀로그램인가? 아니, 아니야... 전광판도 없이 홀로그램이 존재할수는 없다고, 그리고 5000도씨 이하에서는 플라즈마가 형성되지 않아 도저히 홀로그램이 형성될 수 없어! 시베리아의 온도는..."

 철컥

 검은 옷의 사내는 품안에서 검게 암광처리가 된 자신의 펄스건을 흰 옷의 사내를 향해 겨누며 고개를 약간 돌려 급하게 뒤를 돌아봤다.

 "아, 알았어 알았다고! 이제 그만 말로하는게..."

 타앙 탕 탕

 "크우억!!"
 "키레레레레!!"

  검은 옷의 사내의 손에 쥐어진 그의 총이 총신을 강렬히 흔들며 불을 뿜자, 눈보라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던 안개 저편에서 총알에 명중한 두 구의 검푸른 물체가 족히 50cm는 되어버리는 두터운 눈발속으로 신형을 감췄다.

 "귀찮게 됐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버려두고 오는건데."
 "설마 나 때문은 아니겠지? 응? 아니라고 말해줘!"
 "닥치라고 했을텐데. 복부에 한발정도 맞고 시작해야 그 입을 다물텐가?"
 "..."

 검은 옷의 사내는 약간은 한심해보이는 흰 옷의 사내와 잠깐 눈을 마주칠 뿐이었다. 그리곤 고개를 돌려, 이제는 바람이 많이 약해져 눈가루들이 하늘 하늘 내려오는 우거진 침엽수림 하늘로 시선을 돌리며 조용히 손에 쥐고있던 총을 품안에 갈무리하고는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My gosh..."

 그렇게 그 둘의 악연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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