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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인간> 간단 후기
게시물ID : panic_980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율리시즈
추천 : 7/23
조회수 : 410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03/03 06:56:19
제 페북에 올린 글인데 복날은간다 님의 성지^^인 이곳에도 소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김동식 님의 건필과 오유님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이 지옥에 떨어진 인간들은 영원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간절한 것이라면, 바로 인간으로서의 환생이죠. 그것을 약속하시면 됩니다. 우리 종교를 믿고 따르다 보면, 언젠가 다시 현생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그러면 누구든 교주님을 따르게 될 겁니다.”
“아이러니하군요. 살아생전에는 저승을 그리며 종교를 믿고, 죽어서는 다시 현생을 그리며 종교를 믿는다니...”
- 김동식 소설집 <회색인간> - ‘지옥으로 간 사이비 교주’ 중에서

영국에 조앤 롤링이 있고 미국에 테드 창이 있다면 한국에는 김동식이 있다.

공장 노동자 출신이 오늘의 유머의 공포 게시판에 연재 글을 시작하고 그 단편들을 모아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 세 권을 출간하고는 다시 인터넷에서 새로운 연재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다 할 문학의 역사와 권위에 기대지 않고, 그저 네티즌들의 응원과 질책을 받아 가면서 주체성과 창의성을 죽이지 않고 거의 그대로 출판에 반영하고 종이책 독자들의 호응까지도 얻는 것은 놀랍고도 아름다운 사례이다.

문장력이나 문학의 정통성이라는, 다소 고루해 보이는 애매한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그의 장기는 창의적인 이야기 자체이다. 공포스러운데 삶을 다루며, 환타지스러운데 우리사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괴함과 공포, 엽기라는 것은 이야기의 장치이지만 인간 삶의 본질을 다룸으로써 결국은 문학의 정통성을 획득한다.

길고 무겁고 서사적인 틀을 지니며 삶과 사회를 얘기하는 문학이 있고, 김동식의 경우처럼 짧은 에피소드의 재미로 삶과 사회를 얘기할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문학이 지향하는 인간과 삶의 진정성에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동식의 소설집은 우리 시대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낳고 성찰을 던져준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세계 각지의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준 것처럼,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모범적으로 외국에 소개된 것처럼, <회색인간>을 비롯한 김동식의 소설집이 외국에도 번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외국의 많은 이들도 그의 이야기에 울고 웃으며 큰 공감대를 형성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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