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수요일이니 딱 일주일 돼ㅛ네요 시간이 안갈것하더니 빨리도 가네요 오후수업이라 늦잠자는데 엄마가 울면서 소리를 지르며 깨웠습니다 할머니 돌아가셨다고 처음에 멍하니 있다가 밥은 안들어갈것 같아 양배추즙이라도 마시려고 봉지를 자르는데 그때부터 눈물이 났어요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갔는데 할머니가 저를 보고도 말이 없으시고 아직 따뜻한데 손에 핏기가 없어서 제가 옛날에 만들었던 파라핀 손 같았어요
어떻게 어떻게 장례를 치르고 다시 생활을 하는데 너무 가슴이 휑해요
다른 사람들이 부모님도 아니고 조부모님 돌아가신것에 가슴아파하는거 사실 그렇게까진 이해를 못했는데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고 다 컸는데 나 아는 사람 없다고 생각되면 어디서든 울어요 오늘은 지하철역을 지나가는데 아사이베리즙을 파는거에요 그거 보고 할머니께 너무 드리고 싶어서 눈물이 났습니다
여러모로 엄마아빠 둘러싼 분위기도 안좋고 할머니 돌아가신 후 유산 때문에 집안도 너무나 흉흉합니다 이렁때일수록 야무지고 부지런히 제 밥벌이 생각해야 하는데 삶에 대한 집중력이 아직은 돌아오지 않아요
할머니가 너무 너무 보고싶어요 제 삶에서 얼마나 큰 정신적 물질적 지주였는지 지금에서야 깨닫습니다 고민게 베오베에 어머니 잃으신 분 게시글에 달린 첫 댓글 보고 또 펑펑 울었슴니다 우리네 인생에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어도 존재하는게 참 많다고 어린왕자에서도 가장 중요한건 보이지 않아...라고 하던데 그 말이 참 소중한걸 깨달아요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어도 할머니 생각해서 야무지게 살아야 하는데 자꾸 눈물만 나요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아 괴롭습니다 힘내야 하는데 어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