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평범한 초딩 남아를 가장한 비글이를 키우는 마블리 닮은 애엄마입니다.
비글군은 9세 초딩 2학년이죠.
이번 연휴에 비글군과 애아빠가 친정과 시댁으로 투어를 갔죠. 저는 일이 많아 못가구요.
오늘 친정 엄니한테 전화가 왔는데 밥 먹었냐?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어 먹었지 했더니 집에서 먹었냐고 하더군요. 제가 집에 밥도 없는데 집에서 밥을 어케 먹냐고 했더니..
밥솥 확인해보라고 하더라구요.
네. 밥이 한솥 가득 있었어요. 완전 꼬들한 밥이요. 엄마가 그거 비글이가 해놓고 왔댄다. 하시더라구요.
읭? 뭐? 거짓말~ 비글군 아홉살이야. 하니 엄마가 이야기를 해주네요.
비글이랑 저녁 먹다가 니 엄마는 밥이나 챙겨 먹겠냐? 했더니 비글군이 아주 자랑스럽게.. 내가 밥 해놓고 왔어! 엄마 밥먹을수 있게 밥 만들었어! 했대요. ㅡㅡ;;
아빠가 밥하는걸 유심히 봤던 비글군은 쌀을 밥통에 몇컵 넣고 물을 몇컵 넣고 압력 꼭지 돌리고 취사를 눌렀다네요. 헐...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야. 비글이가 너보다 낫다.
아니..뭐.. 에휴.. 부끄럽네요. ㅎㅎ
먹어보니 씻지도 않고 그냥 쌀넣고 물넣고 한거 같은데 왤케 맛날까요? 반찬도 없는데 진짜 맛있어요.
머리랑 가슴이 조금 아픈 아이라.. 정말 이 아이가 자라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살수 있을까? 학교는 끝까지 다닐수 있을까? 걱정했던게 싹 날아가는거 같아요.
밥이 너무너무 맛있어요. 진짜 너무 맛있어서 눈물이 날 정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