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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핵이 가져온 역설
게시물ID : sisa_10282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멍게
추천 : 28
조회수 : 127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03/07 10: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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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불과 5~6년전 과거를 돌이켜보면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 최강의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매우 냉소적이었다.

모든 나라들이 분열된 한반도, 전쟁 위기감이 높아진 한반도를 자국 이익에는 훨씬 더 좋다며 은근히 부채질하기도 했었다.

중국과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을 미국과 일본의 진출을 막는 방파제로 생각했었고, 미국은 한국에게 수십 년간 전세계에서 미국 무기를 가장 많이 사주는 호구로 좋아했고, 일본은 한국 덕분에 방위비 부담 감소와 역시 중국, 러시아를 막는 방파제 역할로 흡족해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한때 하필 세계 최강국들이 이렇게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다니 이게 무슨 불행이람? 하는 절망적인 한탄을 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러면서 세계 4강이 현 체제를 모두 대만족하는 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은 절대 무리라고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최빈국 북한이 온갖 고혈을 다 짜내서 핵 개발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까지 성공 막바지에 오게 되면서 판세가 완전히 뒤짚어 지게 되었다.

미국이 규정했던 악의 축 3인방, 이라크나 이란에서는 미국 본토, 심지어 괌이나 하와이 조차도 피해를 입힐 수가 없는 전장터였다. 하지만 러시아의 쿠바 기지 설립 시도 이후 최초로 자칫하면 북한의 핵미사일이 워싱턴까지 날라올 수 있는 위협에 쇼크를 먹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버렸다.

적당히 위기감을 부채질하며 뒤에서 무기나 팔아먹고 재미나 보자는 과거의 전략을 그대로 유지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이제 북한 위협에 대해 "면역"이 되어 버렸지만, 한때 한국도 "서울 불바다"발언만으로도 대형 마트에 라면과 생수가 텅텅 비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 미국인들이 느끼는 기분 나쁜 더러운 공포도 그때 한국인들이 느꼈던 최초의 불안과 비슷할 거라고 본다.

따라서 이젠 북한 문제가 당당히 미국 선거판에도 영향을 줄 만큼 메이져 이슈가 되버렸다. 예전의 이란, 이라크처럼 정부가 알아서 해결하고 석유나 뽑아 먹는 그런 강 건너 불구경 거리가 이젠 아니게 되버린 것이다.

북한 핵개발 이후 10년 가까이 오마바의 "전략적 인내"를 핑계로 사실은 아무 것도 안하고 방관만 했던 미국이 가장 강경하고 활발하게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이유다.

반면 중국, 러시아의 입장도 정말 완전히 달라졌다.

한때 순망치한이라며 무조건 북한 편을 들어줬던 중국, 러시아는 이젠 북한 문제로 아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러시아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일본의 재무장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인들은 대놓고 무시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대국 일본이 중국 이상으로 국방비를 퍼부어 핵을 포함한 전략 무기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게 되면 난징 대학살 등 군부 일제에 호되게 당했던 중국 입장에서는 정말 껄끄러워 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한과는 달리 한국과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국가이다. NPT 제재만 없다면 핵을 개발하고 무장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한국과 일본은 이미 핵개발에 필수불가결한 "플루토늄"도 썩어날 정도로 막대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중국, 러시아 입장에서는 한국, 일본의 핵무장 명분을 좌절시키고 고조된 한반도의 긴장감을 대폭 낮출 필요가 있어진 것이다.

요즘 중국의 언론 보도를 보면 순망치한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 맨날 사고만 치는 막내동생때문에 우리만 개고생이라는 논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미국도 중국도 북한의 언어나 정서, 문화에 둔감하다. 가끔 미국의 언론 논조를 보면 "북한을 미개한 인디언 취급"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런 인디언이 이제 총을 들었으니 정말 위험한 거다. 인간은 대부분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을 가장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싸움꾼들은 중학생들이 칼을 들었을 때가 가장 무섭다고 한다. 고등학생만 되도 칼로 위협만 하는데 중학생들은 앞뒤 생각없이 욱하면 정말 찌르기 때문이란다.

그러다보니 미국과 북한 사이에 대화가 잘될 리가 만무하다. 그런데 여기에 갑자기 "협상가" 문재인이 구세주처럼 나타난 것이다.

미국과 북한 입장에서는 문재인이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 나왔던 만능 키맨 같았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트럼프는 기후협약도 파기하는 등 EU고 중국이고 아랑곳없이 모욕 주고 깔아뭉개는 정말 제멋대로인 인간이다. 사실 영원한 동맹 영국, 프랑스, 독일 앞에서 당당히 기후협약까지 파기하는 트럼프를 보면서 전세계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트럼프도 문재인을 만날 때는 항상 정중하고 예의를 다하고 있다. 그저 놀랍다. 어떻게 문재인이 트럼프에게서 그런 부족한 면까지 각성시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의 황제 시진핑에게조차 막 대하는 트럼프가 문재인에게는 항상 말조심하고 신중하게 대하는 것을 보면서 트럼프가 어려워하는 거의 유일한 인간은 "문재인" 정도 아닐까? 생각할 정도다.

그래서 정말 이번에야말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안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의 꿈을 가져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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