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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병원 간호사들의 현실..
게시물ID : gomin_14300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ZmZ
추천 : 13
조회수 : 2170회
댓글수 : 147개
등록시간 : 2015/05/14 04:36:04
원래는 의료게가 맞는 게시판이라 생각되지만..
 
익명때문에 어쩔수 없이 이곳으로 오게되었네요.. 이해 부탁드립니다.
 
안그래도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즘, 오늘 대박 사건이 있었네요..
 
저는 모 유명 대학병원 7년차 간호사 입니다.
 
엄청난 간호사들의 사직률 덕에 20명 가까이 되는 병동 인력 중 3번째 자리까지 올라가게 되었네요.
 
그만큼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어깨도 무거워졌구요.. 갈수록 힘들어지네요 ㅠㅠ
 
 
일단 오늘 있었던 사건 결론 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브닝 근무하던 우리 막내 간호사가 환자에게 발로 차이는 일이 발생을 했네요
 
서혜부 탈장 수술을 받으러온 그 남자분, 소변 보기가 어렵다 하여 일시적으로 소변을 도뇨하는 "nelaton"을 위해
 
인턴선생님 call을 하고 기다리던 상황이었죠
 
15분쯤 지났을까요, 저 쪽 병실 멀리서 그야말로 "소리치고 다그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무슨일인지 다들 가보니 우리 막내간호사, 보호자(부인)에게 호되게 혼나고 있더군요..
 
대학병원이 그래요, 절차가 있고 순서가 있는지라 남자 환자의 일시도뇨는 인턴job으로 분류되어있고
 
기다려 달라고 양해까지 구한 상황에서 환자가 너무 힘들어 한다는 이유로 반말에, 소리지르고 열 여덟까지 섞인 욕설에..
 
충분히 양해 구하고, 사과하고 설득하던 우리 막내간호사에게
 
그 환자분은 필요 없다며 "폭행"을 구사 하였습니다
 
펑펑 울며 병실 밖 복도로 나온 우리 막내간호사
 
그 광경을 지켜본 우리 병동 식구들
 
정말 ..
 
일할 맛 안나네요
 
 
 
여러분,
 
우리나라 간호사들 참 힘들게 일해요
 
인력은 적고, 환자는 많고
 
매일매일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서도 환자 한분한분한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수많은 질병, 수많은 환자들 생각하며 공부도 열심히 해야하고
 
나 자신은 힘들고 지치더라도 환자들 생각하며 흔히들 말하는 감정노동의 강도는 상상 그 이상이에요
 
환자,보호자들 입장에 서서 하나라도 더 빨리 해결해주고 싶고 처리 해 주고 싶지만
 
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늦어질 수 밖에 없어요
 
간호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말이 뭔줄 아세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에요
 
간호사 사직률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요
 
이렇게 대형병원에서 사직률이 높아질수록 간호사들의 평균 경력은 점점 낮아질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다보면 중증의 환자나 어려운 환자를 볼 수 있는 간호사들은 점점 줄어들게 되요
 
 
 
7년동안 한번도 사직을 고려해본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요즘은 정말 병원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 뿐이네요
 
 
 
여러분들
 
혹여나 병원에 오시게 되실 일이 생기시면
 
간호사들한테 고생이 많다고, 수고가 많다고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전해주세요
 
큰 힘이 된답니다..
 
 
 
말로만 듣던 의료진 폭행사건
 
눈앞에서 보니
 
7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환자 생각하며 열심히 3교대 하며 병원 다닌 제 자신이
 
참으로
 
불쌍하기 그지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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