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ㅇㅅ사건으로 오유가 많이 아프기에, 어쩌면 이 글도 그저그런 고민글로 묻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정말 그저그런 고민글인지도 모르지만, 저는 지금 인생의 큰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고게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베스트금지를 걸까 생각하다가, 베스트에 가면 더 많은 분들께 상담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 걸지 않았습니다.. 글의 순수성을 의심하지는 말아주세요..)
정치나 시사쪽을 보도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여행이나 IT, 영화, 음악 등의 문화 컨텐츠 기사를 다루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워낙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고, 영화보는 것, 음악듣는 것 모두모두 좋아하는 일이고 행복해하는 일입니다.
그게 제 직업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언제부턴가 과거에 나를 행복하게 해주던 꿈들이, 이제는 원혼이 되어 발목을 잡는 기분이 듭니다.
기자가 박봉이라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퇴직금을 포함해서 1600이라는 금액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퇴직금 포함이라는 건 나누기13이 되는 거라고 들었습니다. 맞나요?)
물론, 그래요 아직 경험도 없는 신출내기 기자가 제 할 몫을 다 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급여를 높게 쳐 줄 수는 없었다고 이해는 합니다.
저 연봉마저도 3개월간은 수습으로 떼어질테니 그 생각을 하면 차라리 알바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건이 안 맞는 것 같아서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드렸더니 2000이라면 해볼 의향이 있느냐고 하시네요.
월 140만원가량되는 급여.. 처음들은 1600이 너무 충격이어서 그런지 저정도면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편집장님이 저를 매우 좋게 봐주셨고, 그래서 연봉을 재고해 주신 점에 대해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고, 적금을 들고, 생활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금액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어쩌면 부심부린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영어 회화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고, 일본어 회화는 원어민급으로 가능합니다.
사진 및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고, 파이널컷도 웬만큼 다룰 줄 압니다. 서울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했고 학점도 나쁘지 않습니다.
(자랑이 되지도 않고 자랑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불편하게 보신 분들 계시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그런데 내가 저 급여에 만족하려고 28년동안 달려왔나.. 하는 생각이 들어 너무 힘이 듭니다.
혹시 현직 신문기자분들이나, 아니면 저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 분들이 계신가요? 꼭 그분들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이 직업이 너무 좋아서 이 꿈을 버리고 싶지 않은데, 미래를 바라봐도 괜찮은 걸까요?
경력을 쌓고 실력을 끌어올리는 부분은 저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고, 얼마든지 해낼 자신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능력과는 별개로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직군이라면, 더 늦기전에 이쪽에서 발을 떼는 게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어떡하면 좋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