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밥 한그릇 분량정도 먹도 인스턴트 죽먹고 과자도 집어먹고 카페모카 휘핑크림 빼고 먹고
그러다가 물 많이 먹으면 안에서 희석돼서 토할때도 편하겠지란 생각이 들어서 죽 좀더 먹다가 물 마시고 손가락 집어넣어서 토했어요.
근데 안에서 잘 안 섞였는지 거의 물만 나와서 속은 아직 더부룩하고 살이 더 찐 기분이예요.
사실 살 찌는것만 문제가 아니라 밤에 뭘 먹으면 가슴이 아파서 타이레놀 두알은 먹어야 잘 수 있는데
왜 전 이런 바보같은 짓을 하는 걸까요.
식이요법을 항상 결심하는데 이틀이상 간 적이 없어요. 하루라도 버티면 다행이죠.
샐러드랑 병아리콩 같은 걸 한 끼만 먹어도 입이 심심해서 이성이 마비되는 것 같아요.
먹을 때는 별 생각이 없어요. 자기혐오도 없고 갈등도 없이 그냥 집어먹어요. 그렇게 배고프지도 않는데 입에서 그 맛이 느껴지지 않으면 뇌가 마비되나 봐요.
이제 이쯤 되니까 식욕억제제가 마지막 방법이 아닐까 생각도 들어요. 근데 약값도 비싸고 상황자체가 그렇게 절박하지 않아요.
고도비만은 아니예요. 사실 외모는 예쁘단 소리 많이 들어요.
모쏠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놀래요. 어떤 선배한테는 조모임에서 제일 예쁘다는 소리도 들었어요. 사람들은 항상 친절하고 좋아요.
그래서 의지가 부족한건가 생각도 들고.... 하지만 제가 제 자신은 볼땐 뚱뚱항 돼지새끼예요. 뭘 입어도 태가 안나고 코 옆에 솟아난 볼 보는 것도 싫고
턱을 당기면 두개가 되는 것도 싫어요. 뱃살도 싫고 다른사람 세배는 될것같은 제 다리가 제일 싫어요.
살 빼면 제일 먼저 치마 입고 머리 묶고 다니고 싶어요. 지금은 살쪄서 머리 풀어서 감추고 스키니진을 입어야 그나마 사람 다리처럼 보이거든요.
뚱뚱해도 예뻐질 수 있다라는 말이 제일 싫어요. 뚱뚱한데 어떻게 예뻐요. 어떻게 꾸며도 어색하고 못생겼어요.
저보고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데 제가 저보고 그래요.
외모에 자신감이 없으니 사회활동도 없고 사회활동이 없으니 스펙도 발전이 없어요.
요즘은 외모 말고도 다 되는게 없어요. 집중하는게 힘들고 그렇게 좋아하던 책도 안 읽고 맨날 인터넷만 하고 있어요.
이렇게 문제점을 알고 있는데도 그걸 왜 고치지 못할까요. 저는 왜이렇게 한심할까요.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을까요.
뭔가 저한테 문제가 있는 걸까요. 우울해요. 굉장히. 제가 다른사람들보다 나을게 없는 사람이라 굉장히 우울해요.
살을 빼야 뭔가를 할텐데, 살빼려면 몇달은 걸리고 저한테 그정도 인내심도 없고............. 와 말하고 보니 정말 한심하네요.
다 제가 문제인데 이렇게 징징거리고 있네요. 병신같이.
요즘은 짝남도 생겼는데 사실 짝사랑도 처음이예요. 워낙 사회관계가 없어서..... 걔가 저번에 영화보러 가자고 했는데 시간이 없다고 흐지브지 됐거든요.
제가 날씬하기만 했어도 수업 끝나고라도 시간을 냈을거예요.
제가 지금까지 흘려보낸 기회가 몇번이나 될까요. 전 언제쯤 기회를 잡을 자신감을 얻을까요.
뚱뚱한채론 자신감을 가질 수 없어요. 정말 살을 빼야해요. 근데 못 뺄거 같아요.............................
전 왜 이렇게 구제불능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