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외적으로는 자연과도 맞서고 있고,사회와 체제에도 맞서고 있으며, 다른 사람과도 맞서고 있습니다. 내적으로는 자신의 욕망과 맞서고 있고, 자신의 또다른 가치관과 맞서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의식 자체에 맞서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드린 일들이 하루만에 해결될 수도 있고, 아니면 평생에 걸쳐서 못 풀 숙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역사가 아직 해결을 못한 숙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숨을 쉬는 한, 의식이 깨어있든 깨어있지 않든 성과의 유무에 관계없이 끊임없이 무언가와 맞서 쉴 새없이 시도하고 실패도 하고 성취를 이루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도 사람은 무언가와 맞섭니다. 어제 못 다한 일들은 쌓일대로 쌓인 채 내일 닥쳐올 문제들이 다가옵니다.
의식의 확장이 진행될 수록 해야 할 일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의식이 시작된 이래로 못 푼 문제들은 이미 하늘을 찌른지 오래입니다. 사람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를 미루면 미룰수록 그에 파생되는 여러 문제들이 눈덩이 불어나듯이 우리를 옥죌 것입니다.
철학의 의의가 여기에 있습니다. 과학이 사람의 의식과 본질을 방정식으로 풀어나가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과학이 이 과제를 해결한다해도 철학의 의의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물리학을 예로들어 뉴턴역학에서 현대물리학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뉴턴역학은 자연에 존재합니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뿌리로서 사람의 생각 그 자체입니다.
철학이 무너진다는 것은 문명 붕괴의 서막이고 이익이 되지 않는 철학을 경시하는 것은 반드시 사람에게 상상하기도 끔찍한 더 무서운 보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