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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으로 산다는 것
게시물ID : gomin_14319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스도서관
추천 : 6
조회수 : 98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5/16 16:27:40
[써놓고 보니 긴 글이네요. 다 읽지 않으셔도 되요]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6살, 직장인 여자입니다.
저희 집은 어머니, 두살씩 터울나는 남동생 둘해서 저까지 네명이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민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제가 우리 가족을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요.
부모님은 제가 다섯살때 이혼하셨고, 어머니는 외갓집에서 저희 셋을 키우셨어요.
감사하다는 말로는 다 못할 정도로 힘들게 키우셨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일하시는 어머니를 곁에서 보면서 맏딸인 내가 잘해야한다!라는 다짐 속에 살았습니다.
일류고등학교보다 등급 잘 받을 수 있는 고등학교에 가서(내신을 잘받으려는 욕심으로), 
용의 꼬리가 되느니 뱀의 머리가 되어 좋은 대학에 가자!했습니다.
고등학교, 공부만 하느라 왕따를 당했어도 순탄했습니다.
혼자인 것에 익숙했습니다. 
그나마 친해졌던 친구들이 같이 가자던 학원도 돈이 없어 못갔습니다.

원서비 아끼려고 상상, 상중, 중. 딱 수시 3개 넣고 합격해서 수도권 4년재. 원하는 학과로 진학했습니다.
용돈도 받기 힘들어서 학교 기관에서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방학도 없이 일했고, 방학때는 야간알바까지 하면서
용돈을 벌었습니다. 그간 번 돈으로 청약저축도 부으면서 어머니께 손 한번 벌린 적 없이 살았죠. 
학비는 무조건 학자금 대출이었구요.

3학년이 되던 해. 첫째 남동생(J)이 지방국립대에 합격했습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적금해놓은거, 동생 학비하게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하... 사실 제가 청약저축을 넣은 이유는 제 치아가 고르지 못해 치아교정 비용을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드렸습니다. 돈은 다시 모으면 되고, 1학기만 하고 입대할 동생에게 굳이 힘들게 학자금 대출 받게 하기 싫었습니다.
4학년은 거의 학교에서 살았습니다. 동방에서 자고 도서관갔다가 수업갔다가 알바갔다가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12월 취업을 했고, 다음해 1월부터 일을 했습니다. 계약직이지만 괜찮았어요.
월100씩 벌어도, 어머니랑 같이 살기 때문에 50 적금, 30 집, 20 용돈이면 충분히 살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J는 군대생활을 하고 있었고, 막내동생(C)는 대학진학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1년의 계약기간이 끝날 즈음, 새로운 계약을 할 수 있었고, 
거기에 조금 있으면 적금 만기로 치아교정을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시로 C가 J와 같은 대학교에 합격했다는 소식에 정말 기뻣지만, 사실 조금 불안했습니다.
그 불안은 현실에 되었고, 어머니께서는 또 적금통장을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바보 같지만 드렸죠. 정말 후회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몰래 만들었던 다른 적금으로 지금은 치아교정을 하고 있지만..

2년차 계약직 생활을 하던 중 더욱 급여가 좋은 계약직 자리로 옮기면서 수입에 두배가 됐습니다.
작년,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병으로 두차례 수술을 하시고, 동생들의 자취집세 등등..
현재 제 월급 통장 카드 두장 중 한장은 어머니께서 쓰십니다.
온갖 공과금을 위해 어머니께 한달에 20~30만원씩은 현금으로 드립니다.
하루에 기본 두세통의 문자메세지가 옵니다. 결제하신 내역들이죠.
아무말 하지 않습니다.
동생들에게도 한달에 20만원씩 용돈을 보냅니다. 동생들 학교 주변에는 알바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이렇게 사는 4년을 지나고 있다보니 조금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도 있는것 같네요.
가족들 생일은 다 챙기지만, 제 생일 챙김받지 못하고 매년 그렇게 넘어가는 것도 그러려니 하고...

친구들에게 말하면 멍청한 짓이라고 하는데.. 사실 같은 집에 살면서 저만 돈버는 사람인거 뻔히 아는데..
가계부 쓰다가 너무 답답해서 글 올리네요..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맞는 걸까요ㅠㅠ 집을 나가버릴까요... 아니면 그냥 살던 데로 사는게 편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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