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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17286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밋밋한★
추천 : 4
조회수 : 21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3/25 00:41:06
떨어진 능소화를 주워 눈에 비비니
원하던 빛 속이다
여름 꿈윽 꾸고 물속을 더듬으면
너르게 펼쳐지는 빛의 내부
잠은 꿈의 넝쿨로 뒤덮여 형체를 잊은
오래된 성곽 같지
여름을 뒤집어 꿰맨 꽃
주홍을 내어주고 안팎을 바꾸면
땅속에 허리를 담근 채 다른 자세를 꿈꾸는
물의 잠시(暫時)
꽃은 물이 색을 빌려 꾸는 꿈
옛 꽃들에 둘러싸인 검은 돌벽 위로
생소한 돌기를 내뿜으며
무수히 가지를 뻗는 여름의 넝쿨
눈 없는 잎사귀들처럼
뜨거운 잠의 벽을 기어오르면
눈동자 위로 쏟아져 내리는
빛의 손가락들
입술을 뒤집고 숨을 참으니
원하던 꿈속, 물꿈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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