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입니다. 수시 붙어서 훼미리 마트에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야간수당없이 시급 3500원. 밤 10부터 아침 8시까지 근무. 한달에 42만원 가량 받아요. 처음에는 제 권리 주장하면서 야간수당 받을 생각도 하고 보너스 받을 생각도 해봤지만.... 결국엔 편의점 일...(포기했음) -_-
솔직히 편해요. 밤이라 손님도 별로 없고요. 하지만 그게 문제예요. 손님이 없으니 심심해요. 처음에 이 일 시작할 때 생각은 여유시간엔 공부나 하자였는데 막상 일 하다보면 잠만 오네요 -_- (매장에서 틀어주는 노래는 똑같은 노래 무한반복 -_-)
간혹, 술 마시고 주정부리는 손님들 -_- 아... 횡설수설하면서 소리치고 꼬장부릴 때. 어쩔때는 살근살근 다가가서 이마에 일격필살을 가해주고 싶은 충동도 느껴요. (대개. 술 먹은 사람치고 예의있는 사람 없습니다.)
그리고 학생이다보니 또래 애들이 찾아와서 담배달라. 술 달라. 졸라요 -_- 전 술. 담배 일체 판매하지 않지만 또... 간혹 걔 중에는 인상쓰면서 협박하는 놈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싸웠죠. 같은 학교 양아치새끼하고 ㅋㅋ (새벽 3시-_-)
괜히 그런 쓰레기한테 팔았다간 계속 찾아올 것은 자명한 일 -_- 그 놈 밑이나 닦아주고 싶진 않더라구요. 난 여기 사회활동하러 왔지 그런 놈 담배나 대줄려고 있는 거 아니거든요.
(그 놈 나가서 싸우자는 둥. 넌 죽었다는 둥 횡설수설하다가 다른 매장가서 담배 사더군요. 15분 있다가 그 매장 찾아가서 그 놈들 고딩이니까. 카메라 확인하던지 해서 다음부터는 담배팔지 말라고 귀뜸해주고 왔죠 ㅋ)
뭐... 뒷일이 걱정되긴 하지만 걱정 안하고 살랍니다. 이 사람 저 사람 겪어보고 나니까. 어느정도 성격이 무덤덤해졌나봐요.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예요. 사실 제 성격이 내성적에다. 부정적이었어요. 그래서 남이 인사같은 거 할 때도 가끔은 무시할 때도 있었고요. 그래서 친구도 별로 없어요. 나중에 알고봤더니 내가 무서운 앤줄 알았다나요ㅋ ㅋㅋ
그런데 지금은 안 그래요. 간혹 인사해주고 가시는 손님들한테는 친근감을 느껴요. 그 동안 내가 주위사람들한테 무슨 짓을 한건가......하는 반성도 하고요.
알고봤더니 삶이 내게 주는 교훈도 별 것 아니더라구요.
'매너' 라는 게 처음에 하기가 힘들지 몸에 붙으면 그렇게 편할 수 없어요. 당장에 실천하기는 귀찮지만 예의를 받은 사람은 오랫동안 고마워 한다는 거. 이번 기회에 실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