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는 나한테
가족은 할머니와 아빠 뿐인데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했던 아빠는 나 스물한살때, 성년이 되던 해 돌아가셨고
남은 유일한 가족인 내 할머니는 심장 판막에 이물질이 쌓여서 열리질 않는대.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대.
32년생, 우리나이로 87세. 많은 나이인건 알지만.
심장을 열지 않고 혈관푱해서 심장 판막만 바꿔주면 살 수 있다는데.
천오백만원이면 할머니 심장 고칠 수 있다는데.
어린 나한테 할머니 부양을 맡겨놓고, 한번 도와준 적도 없던 고모들+작은아버지는
할머니 사실만큼 사셨는데 굳이 수술을 해야겠냬.
다섯집. 나까지 여섯집이 300만원씩만 모으면 되는데.
어린애가 학교공부하면서, 공무원공부하면서, 알바하면서 어렵게 할머니 부양할때. 할며니 생활비 한번, 내 용돈 한번 줘 본적 없던 사람들이.
굳이 할머니 수술을 해야겠냬.
집에 올때마다 김치달라, 된장달라 하던 사람들이. 굳이 수술을 해야겠냬.
그 연세에 암이 걸렸대도 치료는 해보지 않나?
전신마취도 아니고, 내시경할때 하는 수면마취만 하고, 한두시간에 끝나는 시술하고서 2~3일 있다 퇴원하는 시술 한번이면
할머니 안 돌아가실 수 있다는데.
지금 이 상태로 두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는데.
내 하나 남은 가족인데. 내가 지금까지 할머니 부양하면서 도와달란 말 한번도 안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