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아버지가 2년동안 아무도 모르게 바람핀걸 알고나서 몇주후였습니다.
그 몇주동안 제일 친한 친구가 이사간다는 소식도 들었고, 매일매일 부모님 싸우는 소리 때문에 가출도 여러번 했었고, 뭘 하든지 생각하던대로 안되서 자살 생각도 했었던, 제 인생에서 가장 어두웠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다가 에반게리온을 발견했습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최악의 주인공 TOP 5 리스트에 신지 이카리가 있길래 한번 체크해봤는데,
애니를 보면서 주인공을 보니까 제가 처한 상황과 너무 비슷한거 같아서 감정이입이 되서 신지가 웃으면 저도 웃고, 울면 저도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24화를 하루만에 다 보고,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란 영화를 봐야 트루엔딩이 나온다고 해서 밤을 새면서 봤습니다.
후반부에 신지와 레이가 대화하면서 Komm Susser Tod가 흘러나올때는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그 후로 서, 파, Q도 보면서 제대로 에반게리온 덕질을 하기 시작했고, 그게 제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었습니다.
에반게리온 팬클럽 오프모임같은곳도 가보았고, 애니 엑스포 같은곳도 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에반게리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게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지고 다른 애니를 보면 또 이게 반복되고...
그러다보니까 그후로는 눈물 딱 한번 흘리고 (파 마지막에 레이가 초호기랑 융합되는 장면에서 노래가 너무 좋아서...) 지금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도 많이 생기고 잘 살고 있습니다.
그냥 여러분에게 이런 애니 하나가 사람의 인생을 바꿀수도 있다는걸 제 경험을 통해서 이야기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