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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걸 반하나, 컨셉 속에 숨겨둔 '소수자 철학'?
게시물ID : star_4402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신혜진과동갑
추천 : 18
조회수 : 611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8/04/05 23:45:20
전체.jpg

우선 비밀정원에 이은 컴백 소식에 반가워 했습니다!

그러나... 위같은 티저 사진을 보고 읭??? 했어요..

그냥 뭐... 코스프레 기획 정도일려니 했는데..

정말 컨셉을 아주 제대로 잡고 나와버렸네요 ㅎㅎㅎ



저는 한 눈 팔지 않는 모범생 미라클이긴 하지만...

솔직히 조금 당황했습니다..ㅠㅠ

그래서 그냥 노래하고 뮤비만 몇 번 본 정도였는데요.

그런데 가사와 스토리텔링을 제대로 보니 이게 그냥 컨셉질이 아니더라고요.



오마이걸은 귀여운 컨셉 속에 중요한 메세지를 던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이 '소수자' 혹은 '일반과 이반의 구분'이라고 생각해요


알러지 원숭이.jpg
일반 원숭이.jpg


지호 승희 미미 유아 이렇게 4명은 바나나를 먹을 수 있는 '일반 원숭이'고

아린 비니 효정은 바나나를 못 먹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 잖아요?

이 두 집단의 관계가 묘해요


'오마이걸 반하나' 뮤직비디오는 바나나를 먹을 수 있는 일반 원숭이를 부러워하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들이 주인공입니다.

 그들은 바나나 대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데요.

그 과정에서 그들이 '바나나 우유'에 빠지게 되고,

바나나를 못 먹는 대신 바나나 우유를 먹으면 된다고 좋아하죠



수록곡 <하더라>에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들을 험담하는 것 같은 모습이 있습니다.

왜 본인들과 밥을 같이 안 먹고, 왜 혼자만 바나나 우유를 마시고.... 이해 못하는 입장을 보여요



타이틀곡 <바나나 알러지 우유>도 수록곡 <하더라>도 귀여움을 앞세워 보는 즐거움은 있지만

분명 갈등과 오해란 요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린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는 3명

일반 원숭이는 4명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는 '소수자'

일반 원숭이는 소위 '일반인'

으로 대변되는 것 같기도 해요


또 이것도 노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반하나"

일반 원숭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반(대)하나?"

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더라> 가사를 보면

"갠 좀 삐딱하더라 밥을 같이 안 먹더라 가끔 보면 혼자 다니더라

재수 없긴 하더라 바나나만 골라내더라 날씬해서 얄밉긴 하더라"

라는 부분은 마냥 재밌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하더라>의 일반 원숭이들은 그들끼리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죠

중요한 점은 이 자리에 정작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는 없습니다.

가사도 전부 "~하더라"는 말입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카더라"

같기도 해요.

본인들이 어디서 들은 소문만을 가지고 사실을 재구성하는 게 '카더라'죠



대화와 소통의 부재로 갈등을 낳고 카더라까지 낳는 게 우리 사회죠

<오마이걸 반하나>는 이 부분을 꼬집는 게 아닌가 싶어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가 그들끼리만 바나나 우유를 마시며 살고,

또 일반 원숭이도 계속 저들을 험담하며 살면

그 사회의 원숭이는 분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죠.

대를 거치면 다른 종으로 진화할 수도....?있나요(ㅎㅎ)



그렇다고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들이 잘못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들은 일반 원숭이와 얘기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소심해서 그런 건지, 그럴 의도가 없던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러나 <오마이걸 반하나> 스토리는 희망찬 결말을 제시합니다.

<하더라>에서 한 원숭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착한 앤 것 같아 그렇게 놀리지는 말자

솔직히 말 못해 숨길 수 있잖아"

일반 원숭이들이 닫힌 마음만 갖고 있는 건 아니라는 여지를 줍니다.



또다른 수록곡 <반한 게 아냐>에서는

어떤 대상에게 반했다는 마음을 애써 숨기고 부정하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말한 배경을 모르고 이 노래만 듣는다면 그저 사랑 얘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반한 대상은 '바나나 우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반 원숭이들이 바나나 우유의 맛을 깨닫고

나아가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들과 친해질 수 있을 거라는 그런 여지를 남깁니다.



그리고 '반하나'를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반(1/2) 하나"

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든, 일반 원숭이든

그 자체는 '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죠


2.5.PNG



그렇습니다. 바나나를 먹을 수 있든 없든 두 집단은 그 자체로 '반'에 불과한 거죠

'소수자'란 것은 애초에 없었던 게 아닐까요?

어떤 기준으로 누가 소수자고, 또 누가 일반인이고

이렇게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오마이걸 반하나>는 말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사회 통합, 질서, 오해와 갈등 타파 등의 가치까지도요

그 가치로 나아가기 위해 집단 간의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도 말하고 있습니다.

<하더라>에서 지호 원숭이는 "솔직히 말 못해 숨길 수 있잖아"라며

대화를 하고 싶음을, 대화가 필요함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죠.




화합.PNG

뮤비 마지막도 이렇게 다 같이 춤을 추며 끝이 나죠

다시 한 번 '소수자' '차별' '구분'에서 화합으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말이 길어졌네요...

여튼 오마이걸이 이렇게 멋있는 그룹입니다.

오마이걸 하세요.

그리고 안녕히 주무세요

옴꿈 꾸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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