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제목에 19 단 것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그런 내용이 나올수도 있기 때문에.. 비공주세요.
이미 다 지난 이야기 또 꺼낸다 뭐라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ㅅㅍㅎ사건으로 저도 잊은줄 알았던 기억이 되살아나서 써볼께요 사실 거기에 제가 끼어들어도 되는지 그때부터 많이 고민했습니다 저보다 정말 더 큰 상처를 입으신 분들이 많으신데 제가 감히.. 라는 생각도 있었고. 저는 이게 추행이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넣기에도 정말 별 볼일없는 사건이 아닐까 했었거든요 지금이라면 조금 잠잠해졌고 써도 그냥 글 흘러갈테 익명을 빌어 한번쯤 후련하게 털어내고 싶으니 한번 써볼께요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고학년때였던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십년 이상 된 이야기네요. 집에 아무도 없었고 저는 아마 혼자 놀고 있었을 겁니다. 갑자기 전화가 왔어요 남자였는데 설문조사를 한다고 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집에 어른이 있냐 물어볼 때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그때 저는 성에 관해 엄청 무지했었어요. 초등학생고학년쯤 되면 성보건 시간같은게 있었나요? 그런게 있으면 괜히 부끄러운 마음에 이야기를 안들으려고 딴생각을 하거나 딴짓을 하거나 그랬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바보같이
저는 설문조사란 말을 철썩같이 믿고 그사람이 시키는 대로 다 했어요. 가슴 만져보세요. 색이 무슨색인가요. 크기는 어느정도 되나요. 집에 오이있나요(없어요) 그럼 딱풀있나요... 오이나 딱풀같은걸 찾을때 다들 예상하셨겠지만 있으면 잡아서 제 그곳에 넣어보라고도 하더군요. 전 또 뭐 바보같이 물건들 찾고 있었는데 천만다행으로 집에 채소...는 없었고 딱풀은 못찾았어요. 아 아무것도 없는데 어쩌지.. 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전화상이니까 거짓말을 치자 하고 시키는대로 했다고 했습니다. 거기서부터 설문조사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갔지만 눈치도 못채고.. 갑자기 헉헉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저보고 호흡을 같이 맞추라고 하더군요. 왜 신음소리를 내야하는지도 몰랐고 왜 숨쉬는데 저렇게 거칠게 쉬어야하는지도 몰랐는데 하라니까 그냥 꾸며낸 숨소리를 몇번 내는데 그게 몇분동안 계속 이어지더라구요. 이때부터 잘못된거 같은데 생각했지만 몸이 굳어서 그 소리만 들으며 아무것도 못했어요. 식은땀만 흘리다 집에 들어온 동생이 언니뭐해? 빨리꺼! 하고 꺼줘서 살았습니다. 그냥 끊으면 전화가 다시 올거라 생각했는데 다시 오진 않더라구요. 동생이 무슨 말을 했는지 부모님께서 집에 들어오셨을때는 두분다 엄청 화가나신 상태로 절 혼냈는데 그때 왜 혼나지? 했던 기억도 납니다. 아마 다른 가족들은 다 잊었을거예요. 동생이 들은 건 신음소리 부분이기도 하고 자세한건 모르시니까..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까 하나하나 다 기억나네요. 이야긴 지금부텁니다. 그땐 뭘 몰랐으니까 넘어갔어요.
근데 나이를 먹고 성적인 지식을 알게될즈음에 이 사건이 계속 머리에 남는 겁니다. 아 내가 당한게 성추행같은 거구나 하고. 근데 저는 덩치큰 성인 남성이 절 못움직이게 붙들인 것도 아니고 그냥 전화기 하나였거든요. 그냥 손내리면 바로 끌수 있는. 오ㅐ 나는 바로 전화를 끊지 못했을까. 사실은 나도 끊고 싶지 않았던게 아닐까. 그때쯤에 밤에 잠을 못이루었습니다. '남이 날 강제하지 않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었다는게 결국 내가 문란?한 아이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좀더 나중에 가서는 이 상황이 바로 폰ㅅㅅ아닌가 해서 더 가슴이 진창되었습니다. 비록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상황 자체가 그런거가 아닌가 하고. 마지막에 남자가 냈던 신음소리가 뭔지 알고 나니 너무 무서웠어요.
제가 겪은건 저게 답니다. 지금도 가끔 생각나고 그때마다 내 잘못이거니 하는 자책을 가끔해요. 아마 남들에게 다시는 말하지 못하겠지요. 아마 다른 큰 상처를 입으신 분들과는 달리 제가 겪은 일은 아무것도 아닐지 몰라요. 그래도 저에겐 큰 상처였습니다. 저도 나중에 다 털어버리고 노상처 운운할수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