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표현하지 못 할 것 같아서 포기한 주제가
우연히 다른 사람에 의해 글로 잘 표현된 걸 봤을 때도
정말 말로 다할 수 없는 기쁨을 주는 것 같아요!
제가 대학교 교지편집부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교지 용 글로 정말 써보고 싶었던 주제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저 머릿 속에서 맴도는 추상적인 단상만 조금 있을 뿐,
제 역량으로는 내용 면에서도, 형식 면에서도 글쟁이로선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던 주제였어서
그냥 글 쓰는 걸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또륵...
근데 몇 달 후에 정말 우연히 편집실에 있던 타 대학교 교지를 휘리릭하고 펼쳐봤는데
어떤 글을 하나 보고는 헐???!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글쎄 거기에 제가 생각한 그대로의 제목을 단 글이 떡하니 실려 있었던 거예요!
게다가 제목뿐만 아니라 내용도
제가 생각한 내용, 하고 싶었던 말이 그대로 녹아 들어가 있었어요.
와 그 자리에서 그 글을 순식간에 정독했는데 어찌나 희열감이 느껴지던지......
나 말고도 이걸 생각한 사람이 있었구나, 하는 기쁨도 있고
내 생각이 이 분 글을 통해 대신 잘 전달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대체 이 분은 어떻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이렇게 잘 해주셨나 고맙기도 하고ㅋㅋ
물론 저 스스로 그 글을 썼더라면 더할 나위없이 기뻤겠지만
제 생각과 비슷하게 잘 쓰인 타인의 글을 읽으면
기쁘기도 하고, 내가 표현하기 힘들었던 것들을 이 사람은 이렇게 표현했구나, 하고
배울 점도 참 많은 것 같아요.ㅎ.ㅎ
다음엔 제가 그런 글을 쓸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지요.
오유 분들은 그런 경험 없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