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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버지는 본인을 건강하고 현명한 보수라고 하십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14346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랬나보구나
추천 : 193
조회수 : 6009회
댓글수 : 3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5/13 13:21:14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5/13 13:04:30
제 고향은 부산입니다.
한때 제 아버지는 누구나 말하는 박정희&박근혜를 아주 강력하고 단단하게 지지하는 분이었습니다.

박정희를 욕하면 자식에게 육두문자를 사용하시는 분이었고 박근혜와 새누리당을 욕하면 소리를 지르는 분이셨죠.

그리고 이번 박근혜의 국정농간이 벌어지고 아버지는 한동안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언젠가부터 열심히 혼자 인터넷을 하시고 다큐멘터리, 썰전 등을 보시더니 박근혜를 욕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 때 집안 누구도 아버지가 무서워서 그리고 두려워서 말하지 못했던 말씀을 본인이 먼저 꺼내셨습니다.


"나는 문재인 뽑을거다"


그리고 집이 변했습니다.
정치에 대한 편안한 토론이 시작됐고 서로의 의견을 듣고 발전시켜나갔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하고 4일째.

오늘 아침 아버지께서는 "이것봐라 내가 공부하고 뽑아놨더니 얼마나 잘하노, 앞으로 더 잘할기다.

아버지의 이런 말씀에 어머니는 "당신 새누리당 지지자 아니었어요?" 라고 농담을 하시자 아버지께선 "나는 현명한 보수다. 보수는 국가의 발전을 위하는 사람들이지 무조건 빨갱이가 어쩌고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30평생 꽉 막히고 무섭다고 생각했던 아버지가 60이 넘어 저렇게 변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 한켠이 참 뭉클해지는 그런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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