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쓰니까 거창해보이는데 사실 별거 없어요.
그냥 첫날 플레이부터 좀 드라마틱해서 한번 써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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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죽어서 템이 아무것도 없으므로 음슴체.
미리 알려둘 것이라면, 러스트는 v버튼을 누르면 실제 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스챗이 됨.
즉 실제 캐릭터가 대화하는 것처럼 말이 가능하다는 것, 많이 멀면 말이 안들리고 가까이 있는 사람 말은 들리고 그럼.
내가 한 말은 굵은글씨, 아닌건 얇은글씨.
처음은 어떤분이랑 PW서버에서 조금 해봐서 조금 자신감이 붙었음
자기전에 다른 서버 한번 들어가서 놀아봐야겠다 싶은데
시간대가 대충 EU서버 들어가면 될 것 같아서 들어감.
들어가서 나무좀 캐고있는데 바로 풀숲에서 유저 한명이 나와선 도끼들고
"거기 서 이x끼야."
그러는거임.
근데 난 기본 돌덩이만 있었는데다가 늑대한테 좀 맞아서 피가 불안했음.
"워 진정해 임마"
"너 이새끼 어디사는 놈이야"
"맞춰봐(Guess.)"
"게@#&? 그게 어디야?"
"맞춰보라고(Guess where.)"
"GU!@*!?? 그게 어디야"
"Fuck... 아 돼씀(Nevermind)"
"네덜란드?"
"아 ㅡㅡ 나 아시안임"
"아 ㅋ 아시아 ㅋ 난 아시안 싫어해"
"ㅋ 그래"
정적이 흘렀음. 존나 서로 할말이 떨어진 것 같았음.
"... 그래서 싫어해서 어쩌게"
"어... 죽일거야."
뭐 어차피 바로 시작한터라 뭐 어쩔 수 없지... 다시 해야지 뭐 싶어서
"okay. Go ahead, then"
라고 말하고 각오를 굳히는데
갑자기 눈 앞으로 초콜렛이 날아옴
???
"엌ㅋㅋㅋWTF man? 날 돼지로 만들어서 죽이기라도 하려곸ㅋㅋ??"
"ㅇㅇ 널 돼지로 만들어서 잡아먹을거얔ㅋ"
츤데레였음.
또 정적
"Ok, what now"
"Um..."
또 정적... 아 이 츤데레 외쿡횽은 갑작스레 덥치긴 했는데 뭘 할지는 생각을 안했나봄.
갑자기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Yeaaaaaah!!! Victim!"
이라고 소리를 지름
"??"
갑자기 외국인 횽이 저-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함
"얔ㅋㅋ 뭐옄ㅋㅋㅋㅋ"
"쉿. 조용이 쫓아와 임마 ㅡㅡ"
갑자기 나무 뒤로 숨었음
뭐여 이놈은ㅋ 싶어서 같이 웅크려 앉아서 ?? 뭔가 하고 보고 있는데
옷 입은 유저가 한명 사슴을 잡고 있음
"(속삭이며) 좋아, 들어봐. 하나 둘 셋 하면 달러가서 후드려 패는거다."
"임맠ㅋㅋ 쟨 옷도 입었잖아"
"하ㄷ셋"
"WTFㅋㅋㅋㅋ얔ㅋㅋㅋㅋㅋ"
달려갔음
엌ㅋㅋㅋ 하면서 좀 재밌겠다 싶어서 같이 달려갔음. 상의는 내가 가질거임 같은 말을 하면서ㅋ
사슴 파밍하고 있던 사람은 부스럭 소리를 들은건지, 아니면 보이스챗이 들린건지 뒤로 돌더니
총을꺼냄
???
???
"...니가 우리 둘 다를 죽이게 됐구낰"
"워워워워"
총 든 놈 - "꺼져"
"ㅇㅇ 쏘지마쏘지마"
총 든 놈 - "꺼지라고"
"ㅇㅇ 갈게 감"
총 든 놈 - "달려서 가라"
"ㅇㅇ 야 가자."
"....?"
엌ㅋㅋㅋㅋ
그 외쿡인 횽은 벌써 저 멀리 도망치고 있었음
(진짜로 버리고 튀었음 이사람잌ㅋㅋㅋㅋ)
이놈잌ㅋㅋㅋ 하면서 쫓아가 보니 그 외쿡인 횽은 또 "Victim!!!!" 을 외치면서 누군가에게 달려들고 있었음
존나 긍정적인 횽인 것 같았음
그래서 가서 돌로 뒤통수 한대 때려줬음
그러면서 어쩌다보니 자연스레 같이 돌아다니게 되었음
(아니 정확히는 내가 그 외쿡인 횽한테 끌려다님)
막 옷도 맞추고 돌도끼도 만들고 그러면서, 넌 어디 사는 놈이냐 이런것도 물어보고,
(이때 네덜란드 횽이라는 걸 들었음)
이것저것 말하다보니 친구가 집(게임 상의)에서 아직 안나오고 있어서 먼저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함.
하긴 초콜릿 던져줄 정도면 늅은 아닌 것 같았음...
그래 뭐 나도 할것도 없는데 하면서 같이 돌아다니면서 파밍 좀비사냥을 하고 있었음.
(좀비나 동물은 한명을 쫓을땐 다른 한명이 때려도 무시하는 성질이 있어서 한명이 미끼가 되곤 했음.
...9할은 내가 미끼였음)
그러면서 서로 낄낄대며 놀다가
절벽 윗쪽에 뭔가 집을 발견했음.
가보니까 오오.... 아이템이 가득한 가방 하나와 고기가 구워지는 화로가 있었음
"얔ㅋㅋ 이거봐랔ㅋㅋ"
"올ㅋ 야 근데 이거 불 붙어있는거보니 누구 주인 있는거같은데 ㅋㅋㅋ"
"아 몰라 문도 열려있는데ㅋ 가져가 가져가"
"ㅇㅇㅋ"
그래서 뒤 돌아서 아이템을 챙기고 있는데 갑자기
총성이 들렸음
"얔ㅋㅋ 주변에 총 갖고있는 놈 있나보닼ㅋㅋ 튀자ㅋㅋㅋㅋ"
대답이 없었음
"야ㅋㅋㅋ 뭐함ㅋㅋㅋ"
??
주위를 둘러보니
바닥에 쓸쓸하게 놓여진 가방 하나가 보였음
(러스트에선 죽으면 갖고있던 아이템이 담긴 가방만 남음...)
나와 약 한시간 넘게 우정을 나눈 네덜란드 횽은 작별인사, 유언조차 못남기고 죽은것임...
하 막 뭐지 아이템 챙겨야 하나 아 그보다 걔 닉네임도 안적어놨는데 아 뭐지 어디서 총쏜거지 이러고 있는데
집 밖에서 총을 들고 있는 유저한명이 천천히 오면서
"야 뭐냐"
이러는거임
아 솔직히 막 복수하려고 달려들고 그런 드라마틱한 일이 일어나면 더 재밌었을텐데 그런거 없음
한시간 넘게 파밍했음. 오기부리다가 침낭도 안놨음.
"야야야야야야 쏘지마쏘지마ㄴㄴㄴㄴ"
왠지 좀 비굴했음... 근데 네덜란드 횽처럼 가방 하나 남기고 죽고싶진 않았음...
그래서 뒤로 살살 물러나면서 don't shoot don't shoot 하면서 물러나는데
이놈이 쏘는거임 ㅡㅡ
한방 맞았는데 출혈상태가 되면서 피가 팍 깎임
엌ㅋㅋㅋ 이렇게 죽는구나 했는데
이놈이
"ㅋ 노래 불러봐"
라는거임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순간 "아 무슨 노래 부르지 아 진짜 핑때문에 마이크도 끊기는데" 이생각 하다가
뭐하러 비굴하게 살아남아야 하나 싶었음.
옆에 남겨있는 네덜란드 횽의 가방이 보였음. 왠지 자포자기의 심정이 들어서
돌도끼 들고 달려들었음
당연히 주겄음ㅋ
리스폰 되면서 생각했음. 차라리 어차피 비굴해질거 그냥 보이자마자 복수로서 달려들껄...
괜히 비굴해지기만 하고 씁쓸해지는 플레이였음.
그 후로 그 네덜란드 횽은 다시는 보지 못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