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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저도아닌병신백일장을찬양하다말고그냥국어전공을빡치게하다말고제목의한계를]
게시물ID : readers_143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화리
추천 : 4
조회수 : 34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8/04 21:20:41
"아쉬라 발루"

주문을 외웠다.

"아쉬라 발루"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녀를 떠올리며 주문을 외웠다.

"아쉬라 발루"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그녀의 향기를 찾을 수 없었고

"아쉬라 발루"

단지 방금 전 진 꽃잎이 빗물이 눈물에 씻겨 내려가고 있을 뿐이었다.

아쉬라(내 삶의) 발루(모든 것)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열을 하고도 하루가 지났을 무렵 나는 그 어두운 제단에서 빠져나와 세상으로 세상의 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다시 돌아온 일상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나는 아마도 영화 속에서 본듯한 주인공을 꿈꾸었었나 보다.

잠시간 나는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희열을 느꼈지만 세상은 나를 그저 수염이 난 아저씨로만 기억하고 있었고 나는 내가 들어왔던 그곳 그저 더럽고 축축한 맨홀 뚜껑아래 누워있었다.

그녀와의 기억이 단지 꿈인가 싶어 격하게 내 몸을 뒤흔드니 생기는 아릿한 슬픔과 비슷한 고통 내 가슴에 새긴 추억의 문양

"아쉬라 발루"

그녀는 이것을 그렇게 불렀다.
나는 단지 이것을 하얀 꽃잎이라고 불렀지만 그럴때마다 그녀는 그 하얀 속 눈썹을 치켜세우며 내게 말했다, 

"아쉬라! 발루!"

도도하게 보일려고 노력하는 그녀의 그런 모습은 참으로 풋풋한 내음을 자아내며 내 가슴속을 매웠고 때로는 그녀의 엉뚱한 모습을 보며 설레임을 느꼈었다.

"쮝!"

가슴아린 추억 속에 빠져있던 나는 시궁쥐의 격한 울음소리에 현실로 돌아온다.
희미하게 빠져나오는 옅은 주황색의 불빛은 지금의 저녁 또는 밤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구멍 사이로 들어오는 물줄기는 비가 온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코가 아플 정도로 사방을 매워오는 썩은 냄새는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가슴에 있는 꽃잎이 격노를 하는 듯 길게 떨려온다.
내가 떨려온다. 
살아야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와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나는 녹슨 철제 사다리를 타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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