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정말 방송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많이 듣는 말 아닌가요?
아니, 많이 하는 말인가요?
"00의 연기가 좋아서 너~무 재밌게 보았던 것 같아요"
"요즘 비도 안 오고 너무 더운 거 같아요"
"참 예쁜 거 같아요"
'같아요'란 말은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진술할 자신이 없을 때 하는 말입니다.
즉 위의 말들을 다시 풀어보면
"평론가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아직 못 봐서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재미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재미 있었는데 남들은 재미 없다고 말하는 거면 제가 영화를 잘 못 보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대충 말할게요."
"나만 덥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불안하네요. 분명 시원한 날씨는 아니에요"
"제 친구는 안 이쁘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제 눈엔 이뻐 보이는데, 죄송해요. 제 의견은 없구요, 평균을 내겠어요. 예쁜 거 같기는 해요"
이 정도가 되겠습니다.
'~같아요'는 아직 확증이 없을 때 써야 적절해 보입니다.
"아직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정황상 용의자가 해킹을 시도한 것 같습니다."
"동네 꼬맹이들이 제 자전거를 훔쳐 간 것 같습니다, 나리"
처럼...
자기 주관도 없이 남의 의견, 남과 비슷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이런 말들을 쓰게 하는 것 같습니다. (확실한 증거는 없음)
남자 친구, 여자 친구를 사귈 때 이런 모습들은 우유부단하고 주관이 없는 것으로 비치게 되고 인생을,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불안감까지 주게 됩니다.
"자기야. 나 이뻐?"
"응응. 이쁜 거 같애"
"(퍽!) 썅 이쁘면 이쁜 거지 같은 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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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눈으로 본 '소설' 마저 남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이 병신 같은 세상, 참 답답하지 않나요?
"00 소설 어때?"
"응, 재밌는 거 같애"
자기가 읽은 책, 재미 있게 읽었으면 재미 있는 겁니다. 남들이 재미없게 읽었다면 아, 그런 의견도 있구나, 하면 되는 거구요. 즉, 남들을 인정하면 그만입니다. 인정 안하고 '이거 재밌거든! 다시 읽어봐 썅' 처럼 자기 뜻만 관철시키면 그게 병신인 거죠. 특히나 '문학' 쪽은 관람자가 모든 감상의 몫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았든 자신 만의 의견을 가지는 게 맞습니다. 친구, 인터넷 댓글 등을 참조하지 마시구요.
자기가 하는 게임, 재미 있으면 재미 있는 겁니다.
내 여친, 내 남친 멋있고 예쁘면 멋있고 예쁜 거지 '멋있는 거 같'고 '예쁜 거 같'은 건 뭡니까?
요즘 사람들 ~같아요를 너무 많이 쓰는데 참 안타깝더라구요.
제발 자신의 의견 좀 가집시다.
남들 눈치 안 보고 자신의 뜻을 말했으면 합니다.
아집이나 고집을 세우라는 게 아니라 여러번 앞뒤 따져보아 자기가 맞으면 맞는 겁니다. 대신 맞지 않다는 의견도 인정을 해야 하구요.
"와, 진짜 덥네요" (여기에 무슨 여러번 앞뒤 따질 일이 있나요? 더우면 더운 거지요)
"제가 보기엔 00의 연기가 압권이네요. 정말 재밌게 봤어요"
"윤하님, 정말 예쁘죠. 노래도 잘하구요"
"00 소설 졸라 짱!" (속어는 되도록 사용하지 맙시다. 게시판 성격을 지키기 위한 글쓴이의 가증스런 노력입니다)
암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같아요'란 말이 주관도 없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으니 우리 오유인들은 되도록 쓰지 말자는 주장입니다. 제대로 필요할때만 같아요를 쓰는 게 어떨까요?
아, 마무리는 '여러분~ 안 생길 거 같아요'로 하겠습니다. 오유 한 다고 안 생기긴 뭐가 안 생깁니까? 그래서 확신 없는 말투를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