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학원에서 강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이 새로 왔는데 이 친구가 자폐를 앓고 있습니다.
제가 일한지 4년차인데 자폐 학생은 처음 가르칩니다.
이런 얘기는 참 죄송하지만 처음에는 왜 학원까지 보낼까 생각했습니다.
진도를 다른 학생들과 맞출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본인은 또래 애들보다 뒤처지는 걸 싫어합니다.
초반 며칠은 똑같이 하겠다고 하는 게 기특해서 따로 붙잡고 봐줬는데 시간이 두세시간 더 걸려서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그렇다고 숙제로 내주면 못해옵니다
보통 집에선 혼자 있는것 같더라고요
제가 부모님을 뵌 건 아니고 원장 선생님이 상담을 했는데,
학교에서 선생님이 뭔가 가르쳐주면 그걸 본인이 알고 있어야 흥미를 잃지 않는다고 하셨답니다.
그리고 학원 친구들하고 좀 잘 지냈으면 하시고요.
아들이 자폐인 걸 알자마자 부모님들이 돈을 많이 모아야겠다고 결심하시고,
24시간 교대로 일을 하셔서 정작 아이를 돌볼 시간은 부족한 것 같았습니다.
근데 힘든점이 뭐냐면 애들이 벌써부터 이 친구를 심하게 놀립니다
누구누구 바보라고, 실제 바보라는 단어를 쓰는 건 아니고 좀 심하게 얘길하죠, 장애인이라고 놀리고.
제가 혼내도 그때뿐이고 강사들이 없는 데선 똑같습니다.
학원 벽에 벌써 그런 내용으로 낙서도 해놨고요.
그 친구도 상처받고 씩씩거리는데 저도 애들 통제하기가 힘들어지니 뭘 어째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그냥 수업만 해도 이 친구를 따라오게 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더 드는데, 얘가 점점 본인한테만 관심 주기를 요구합니다.
한 문제 풀 때마다 옆에서 보고 채점해달라는 식이고,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나 싫어하는 친구 얘길 비밀이라고 해줍니다.
들어주는 것도 둘이 있을때나 학생이 적을 땐 괜찮은데 수업중에도 붙잡고 얘기 좀 들어보란 식이니 솔직히 난감합니다.
자폐가 있는 아이를 혼내도 되는지 그것도 모르겠습니다.
이 친구도 안됐고 이 친구 부모님도 정말 안됐는데 지금 상황이 모두에게 별 도움이 안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폐를 가진 아이가 비장애인 아이들과 같이 수업받는 게 더 도움이 될까요?
학교 다닐 때 떠올려보면 특수반이라고 분리해놨던 것 같은데.....
작은 힌트라도 좋으니까 조언을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