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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헛것이 보입니다.
게시물ID : gomin_1437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ZnY
추천 : 0
조회수 : 9478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05/23 13:35:29
26세 여자입니다. 대학도 졸업하고 직장생활도 잘 하고 있습니다. 연애도 해봤고 친구들도 적당히 있고요.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고 평범합니다. 헛것이 보인다는 거 빼면요.

귀신 헛것이 보인다면 차라리 무당집이라도 찾아가죠. 저는 평범한 헛것들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한창 업무 중인데 모니터 앞에 고양이가 누워서 절 쳐다봅니다. 저도 깜짝 놀라서 움찔하고 다시 보면 책상 위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친구와 이야기하며 골목길을 걷다가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으며 오길래 길을 터주기 위해 비켜섰습니다. 친구가 "왜? 뭐해?" 하고서 다시 보니까 할아버지는 커녕 아무도 없습니다.

최근엔 한강에서 회사 사람들하고 도시락을 가져가서 먹었는데 잔디밭에 크고 새까만 개가 서 있어서 "저 개 진짜 크지 않아요?" 했는데, 선배님이 어디에 큰 개가 있냐고 하더라고요. 다시 확인하니 제가 본 크고 까만 개는 없고 주인하고 산책하는 다른 강아지들 뿐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엄청 많아요. 버스에서 내릴 때 갑자기 비둘기가 눈 앞에 날아들어서 움찔했는데 비둘기는 없고..

최근에 일을 크게 낸 게. 아파트 보면 건물 입구문 쪽에 사람 대여섯명은 있을 수 있는 턱이 있는데요. 거기에 어린 남자아이가 앉아있는 겁니다. 그곳이 2층 부분에 있는 턱이고 사다리 없이는 올라갈 수도 없는 곳이었거든요. 2층 집에서는 베란다 통해 갈 수는 있겠다 싶은 곳이고요. 너무 놀라서 119에 아이가 아파트 문 턱 위에 올라가 있다고 신고하고 다시 봤는데 아이가 없어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다시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아까 신고한 사람인데 잘못봤다고 하고.. 그러고 집에 갔는데 이미 출동하셨던 건지 사이렌 소리가 나서 다시 해명하고.. 어찌나 창피하고 죄송스러웠는지 몰라요.

고등학생 때부터 몇 달에 한 두 번 종종 그랬는데 최근 들어 너무 심해졌어요. 주말에 늦잠 자고 나오면 문 앞에 참새 몇 마리가 있거나 우리 집 쇼파에 낯선 여자아이가 앉아있다거나. 나타나는 건 동물, 사람 다양하고요. 사람인 경우엔 처음보는 낯선, 하지만 귀신 같진 않고 평범한 옷에 평범해보이는 사람들이에요.. 그니까 제가 착각하고 길 비켜주고 그러는 거죠.

전 정말 정상적으로 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인데.. 이거 어떻게 해야하나요? 정신과라도 가야하는 문제인가요? 도대체 이런 헛것이 보이는 이유가 뭔지.. 너무 괴로워요. 강남역 지나며 보는 수 많은 사람들 중에도 제 눈에만 보이는 헛것이 있는 거 아닐까, 내가 보는 지금 이 사람이나 이 동물이 다른 사람들 눈엔 안보이는 게 아닐까... 하나하나 신경쓰이고 힘듭니다.

정신과를 간다면 이런 것도 치료가 되나요? 이런 증상의 정신병도 있나요? 우울증도 딱히 없는 그냥 평범한 직장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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