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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널 만난 1월 1일..
게시물ID : baby_143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라임라인
추천 : 20
조회수 : 187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5/23 02:00:37
유주가 생긴것을 안 것은 올해 1월 1일이었습니다..

아마 지금의 여자친구.. 아니 마누라와 이별하니..계속 만나야하나 하던 시점에.

세상은 유주를 선물해 주었고 그렇게 우리는 더욱더 돈독해졌습니다.

유주엄마는 옆에서 곤히 자고 있습니다. 평범한 나날들을 보내며..

이런 모습을 보면 아직 실감이 잘 나질 않네요..

유주는 몸무게가 하루에 100그람씩 늘고 있어요..

태어날때 심폐소생술로 겨우 살아나.. 지금은 700그람이네요..

아마 태어날때가 한 400그람 남짓 했을거에요.. 체중을 잴 수 없어서..몸의 수분이 빠진 이틀뒤에나 체크가 가능했거든요..

심장쪽 혈관 수술 한지가 일주일..그리고 장 수술한지가 5일?쯤 되고 있습니다..

이미 신장은 기능이 돌아오지 않아서 온 몸이 붓고 피부는 시커멓게 변했습니다.. 부종 때문에. 그래서 체중이 늘어보이는 것이지요..

보통 이틀 전후로 신장기능이 안돌아오면...그 뒤는 하늘나라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미 지금도 유주는 자기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

버티고 있습니다. 아니 억지로 마지막 끈을 붙잡고 있는지요..

사실 아내와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계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의사도 그러네요.. 그런데 욕심이 나면서도 자꾸 죄책감도 듭니다..

의학이라는 기술로 우리가 유주를 너무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일주일째 수술때문에 잠에서 깨지도 못하고..약으로 버티는데..

이젠 몸에 경련까지 심해서.. 아내 옆에서 내색하기도 힘들었습니다..

하루하루 술이라도 안먹으면 버티기 힘듭니다.. 일은 해야되겠고.. 저녁만되면 유주생각나고..

근데 부성애라는 감정을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유주 손 한번 못잡아 봐서..아니 손 한번 못잡아 보고 이대로 떠나는 건 아닌지..

너무 메마른 사회에서 살았나.. 내 감정이 이리도 무덤덤했나.. 자책하고 또 되뇌입니다.. 나쁜생각과 아내에게 했던 좋은 말들조차.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고 미안함이라.. 어찌해야 될 바를 모르겠습니다..

평범한 것.. 그냥 무난한 것.. 이런 것이 가장 힘들 줄 몰랐습니다. 얼마나 더 나의 정신과 육체가 버틸지..

그리고 이후에 아내가 힘들어할지.. 

수 많은 위로의 말들과 조언이 있었지만.. 현실은 너무 비참하고 가혹하기에.. 이 세상이 너무 무섭고 또 두렵습니다..

난 무엇을 위해 살았나.. 아니 난 왜이리 나약한 인간인가.. 라고 되뇌입니다.


아마 이 글을 쓰고 난 후에는.. 나와 그녀의 운명이 결정된 그 후일거라 생각됩니다..

행복하든 행복하지 않던...수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같이 아파해주셨기에.. 이야기 드리고 싶네요..

그 이야기는 행복한 결말이길 진정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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