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사랑했고 로멘티스트가 되었다.
그저 네가 행복하길 바랬던 마음이 어느새 내가 행복하게 싶어졌고
주변에서 사랑은 밀당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나는 밀당같은 것은 할 줄 모르기에 그저 표현했다.
너와 할일이 없어도 너의 이름만 떠올려도 행복했었다.
내 작은 가방엔 항상 얇은 점퍼와 무릎담요 그리고 티슈가 항상 있었고
네가 추워하면 챙겨둔 점퍼를 주고, 그것도 부족하다 싶으면
내가 입고 있는 두꺼운 외투와 얇은 점퍼를 바꿨다.
비록 몸은 추웠지만 마음은 너무나 따뜻했다.
네가 밤늦게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갈 때면
항상 택시의 번호판을 핸드폰에 저장해 두었고
너의 지나가듯 하는 말도 기억하며
난 쓸데없는건 참 잘 기억하나봐 하며 웃었지만,
사실 너와 관련되었기에 기억하고 있었고,
어느새 네가 화장품을 바꾸었던 것 까지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너는 나라는 사람에게 너무 익숙해져 설레임을 느끼지 못하겠다며
결국 나에게서 멀어지고 말았다.
사실 그 때 부터 내 인생에 암흑기가 온 것 같다.
네가 나를 떠난지 벌써 2년 9개월이 되가고 있지만,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내 꿈에 네가 나타나 행복했던
기억들을 반복하고는 했다.
이런 이야기를 친구들과 하다보면 친구들이 같이 있던
여자사람친구에게 이런말을 하고는 한다.
"야, 얘같은 남자를 만나란 말이야."
여자사람친구도 어느정도 동의하며 농담삼아
"너 진짜 대단하다. 나랑 사귈래?" 라고 할 때에는
나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꺼져"라고 하기도 한다.
나도 여자만나고 연애하고 싶은 것은 맞지만 그것이 너무 두렵다.
내가 너를 너무나 사랑했던 것으로 인해 이별이라는 지울수 없는 흉터가 남아
내가 다시만나는 사람을 너의 대용품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너에게 했던 것의 절반이라도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쉽사리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없다.
어쩌면 난 로멘티스트의 가면을 쓴 호구였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