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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얼음의 길을 달려서, 아이슬란드 일주 - #1, 계획편
게시물ID : travel_266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혜명D
추천 : 11
조회수 : 118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5/08 12:54:42
아이슬란드 여행을 다녀와서 도움을 얻었던 카페에 올렸던 것을 조금 손질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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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ah, ah! Ah-ah, ah!
We come from the land of the ice and snow
우리는 얼음과 눈으로 덮이고
From the midnight sun, where the hot springs flow
뜨거운 샘이 흐르는 백야의 땅에서 왔다
The hammer of the gods
신들의 망치가
W'ell drive our ships to new lands
우리의 배를 새로운 땅으로 인도할 것이다
To fight the horde, and sing and cry
무리와 싸우고, 노래하고 울부짖으며
Valhalla, I am coming!
발할라여, 내가 간다
 
On we sweep with threshing oar
우리는 요동치는 노를 휩쓸며
Our only goal will be the western shore
단 하나의 목표인 서쪽 해안으로 향한다
 
Ah-ah, ah! Ah-ah, ah!
We come from the land of the ice and snow
우리는 얼음과 눈으로 덮이고
From the midnight sun where the hot springs flow
뜨거운 샘이 흐르는 백야의 땅에서 왔다
How soft your fields so green
너희의 들판은 매우 푸르구나
Can whisper tales of gore
피의 전설을 속삭여
Of how we calmed the tides of war
우리가 어떻게 전쟁의 파도를 잠재웠는지
We are your overlords
우리가 너희의 지배자다
 
On we sweep with threshing oar
우리는 요동치는 노를 휩쓸며
Our only goal will be the western shore
단 하나의 목표인 서쪽 해안으로 향한다
 
So now you'd better stop and rebuild all your ruins
그러니 멈추고 모든 너희의 폐허들을 다시 세워라
For peace and trust can win the day despite of all your losing
너희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평화와 믿음이 승리할 수 있도록

♪ Led Zeppelin - Immigrant Song



 

아이슬란드의 눈으로 덮인 도로를 운전하면서 가장 많이 생각난 곡이다. -물론 많이 들었다는 뜻은 아니지만-
 
 
아이슬란드에 대해서 필자가 평소 알고 있던 내용은...
 
영국 위 북해에 붙어 있는 섬나라, 대서양 중앙해령이 솟아올라 물 위에 나타난 곳이므로 화산과 지진이 많다.
 
지열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최근에 아이슬란드 축구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이 정도였다. 뭐... 저 정도면 아마 아주 잘 아는 편일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서 잘 알리도 없으니.
 

 
이 여행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가 갈 여행도, 이렇게 하드코어한 여행도 아니었다.


먼저 이 여행자 파티가 결성된 상황은...

1. 막내인 "김도" 가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 오로라를 보고 와서 자랑.
2. 별 보는거 좋아라 하는 "건담"이 솔깃해서 나도 오로라가 보고 싶으니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아이슬란드에 가자고 선언
3. 사람 모이는데 끼는 것 좋아하는 "용"이 가세함.
4. 늙을 대로 늙었으면서 운전경력 하나 없는 이 세명이 필자를 꼬심.

이런 상황이었다.
그러나 필자가 다니던 회사는... 일요일에도 수시로 일을 시키고 열흘짜리 여행은 상상할 수 없으며
 
특히 여행계획이 잡힌 2월초에는 시즌 특성상 "절대!" 휴가가 불가능했다. 당연히 못가지...

근데...

퇴사.PNG

퇴사했다.

 
퇴사 이유는 뭐... 이것 저것 있지만, 난 아직 해보고 싶은게 많고, 이곳에 평생 묶여버리면 그 중 대부분은 못하겠다 싶었다.

결과적으로 퇴사 결정과 동시에, 늦게나마 항공권을 구입했다.

일행들보다 항공권을 2달정도 늦게, 여행 출발을 40일정도 앞둔 시점에서 구입했다.

보통 이러면 항공권 값이 올라있는게 정상인데, 그 사이에 환율이 떨어져서 항공권이 조금 싸졌다(...)


구입한 항공권은 핀란드 항공사인 핀에어.

인천공항-헬싱키 반타공항-케플라비크 공항이다.

특이점으로 돌아오는 길에 케플라비크-헬싱키는 핀에어가 아닌 아이슬란드 항공으로 되어 있고, 헬싱키에서 하루 체류후에 다시 인천으로 간다.

항공권을 구입했으니 이제 기존 계획을 점검하는데...

이 자들의 계획은 대충 아래와 같았다.

1일차
인천-레이캬비크 이동
플라이버스로 시내 이동
2~7일차
시내구경, 기타 골든서클, 블루라군 등 인근지역 관광, 밤에는 레이캬비크 서쪽 해안의 그로타 등대로 가서 오로라
8일차
공항으로 이동
 
자, 그러니까 남반구에서 와서 북반구에서만 보이는 별자리가 보고 싶은 인간들이
 
한국에 와서 관광을 열흘동안 하는데, 인천으로 들어와서 서울 시내에 숙소를 잡고,
 
남이섬 한번 갔다오고, 온양온천 한 번 갔다오고, 낮에는 자고,
 
밤에는 김포나 파주 쪽에서 최대한 어둑어둑한 곳을 찾아서 별을 보러 가겠다는 정도의 여행계획이었다.
오로라만을 위한 여행계획...

필자는 아주 하드코어한, 내 몸을 적당히 혹사하는 여행을 좋아한다.

숙소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서 관광지 오픈시간에 맞추어 도착, 밤에는 10시쯤 들어와서 맥주한잔 먹고 잔다.
 
이 경우에는 물론 계속 이동해야 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아침마다 짐을 차에 싣는다는 것과,
 
해가 지면 맥주 대신 오로라 관측모드로 바뀐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기초적인 골조는 대략 비슷하다.
 
 
그런 원칙에 입각해서 세운 계획이 아래와 같다.

                                                                                                                                                                                                                                                                                                                                                                                                                                                                                                                                                                                                                                                                                                                                                                                                                                                                                  
날짜
출발시간
출발지
소요시간
도착지
할일
이동거리
 
 
23일土
09:00
각자
 
인천국제공항
집결, 발권, 수속
 
11:05
인천국제공항
10:05
헬싱키 국제공항
이륙, 비행시간 10시간 5
7050km
14:10
헬싱키 국제공항
02:00
헬싱키 국제공항
환승대기, WET (UTC+2) 시간변경
0km
16:10
헬싱키 국제공항
03:50
케플라비크 공항
이륙, 비행시간 3시간 50
2445km
18:00
케플라비크 공항
01:20
 
입국, 주류면세쇼핑, 렌터카 대여
WET (UTC+0) 시간변경
0km
19:20
케플라비크 공항
00:40
레이캬비크
레이캬비크로 이동
50km
20:00
레이캬비크
 
 
마트, 숙소 체크인, 저녁식사
 
24일日
08:20
레이캬비크
00:35
싱벨리르 국립공원
09:00 공원 개장,
 
09:00
싱벨리르 국립공원
02:00
 
간단한 트래킹, 구경
 
11:00
싱벨리르 국립공원
00:50
게이시르
이동
60km
11:50
게이시르, 굴포스
01:10
 
구경
 
13:00
게이시르
01:30
세젤란드포스
이동 및 구경
111km
15:00
세젤란드포스
00:25
스코가포스
이동 및 구경
29km
16:00
스코가포스
00:30
비크이뮈르달
이동, 레이니스피라 구경
34km
18:00
비크이뮈르달
 
 
마트, 숙박
 
25일月
08:00
비크이뮈르달
01:30
스카스타펠
이동
140km
10:00
스카스타펠
02:30
 
빙하&얼음동굴 투어
16900isk
12:30
스카스타펠
00:50
요쿨살론
이동
56km
13:20
요쿨살론
01:00
 
빙하호수&다이아몬드 비치 구경
 
14:20
요쿨살론
01:00
회픈
이동
80km
13:20
회픈
01:20
 
랑구스틴 식사
 
14:40
회픈
01:20
듀피보구어
이동
 
16:00
듀피보구어
02:00
 
가장 잘낚인다는 곳 낚시
 
18:00
듀피보구어
01:30
에이일스타디르
이동, 939도로미개통시 155km, 2시간
85km
19:30
에이일스타디르
 
 
숙박
 
26일火
06:50
에이일스타디르
02:10
데티포스
이동
160km
09:00
데티포스
01:30
셀포스
왕복 하이킹
1km
10:30
데티포스
01:20
후사비크
이동
90km
11:50
후사비크
02:10
 
점심식사, 고래박물관 등 구경
 
14:00
후사비크
00:30
자동차박물관
이동
37km
14:30
자동차박물관
01:00
 
구경
 
15:30
자동차박물관
00:10
고다포스
이동, 구경
12km
16:00
고다포스
00:40
미바튼
이동
52km
16:40
미바튼
02:00
 
목욕, 휴식
 
18:40
미바튼
01:20
아큐레이리
이동
104km
20:00
아큐레이리
 
 
숙박
 
27일水
08:00
아큐레이리
02:00
 
시내관광
 
10:00
아큐레이리
00:35
달비크
구경
43km
11:30
달비크
00:25
시글뤼피오르드
청어박물관 등 구경
77km
13:00
시글뤼피오르드
05:00
그륀다르피오르드
이동
412km
18:00
그륀다르피오르드
 
 
체크인, 시내구경
 
 
 
 
 
 
 
28일木
09:00
그륀다르피오르드
00:50
아르나르스타피
 
48km
10:20
헤를나르
 
 
 
 
10:50
듀파로우산뒤르
01:00
 
구경
8km
11:50
듀파로우신뒤르
00:30
올라프스비크
이동
37km
12:20
올라프스비크
02:00
 
점심식사, 낚시
 
14:20
올라프스비크
03:00
레이캬비크
이동
215km
17:20
레이캬비크
 
 
시내관광
 
 
 
 
 
 
 
29일金
 
 
 
 
크베라게르디 등 교외관광
 
 
 
 
 
고래 투어 등 액티비티
 
 
 
 
 
싱벨리르 스노클링 등
 
210일土
 
 
 
 
벼룩시장 등 시내관광
 
211일日
04:30
레이캬비크
00:40
케플라비크 공항
기상, 출발
50km
 
05:10
케플라비크 공항
 
 
렌터카 반납, 면세 환급처리
 
 
07:30
케플라비크 공항
03:25
헬싱키 공항
 
 
 
12:55
헬싱키 공항
 
 
 
 
 
아이슬란드 본섬을 한 바퀴 도는 1번 국도, "링 로드"를 일주하는 코스이다.
 
best-attractions-by-the-ring-road-of-iceland-4.jpg
(출처: Guide to Iceland)
 
대략 이런 코스를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고 볼 수 있다.
 
계절과 일정의 문제로 몇군데가 생략되기는 했지만, 위 지도에 나온 장소 중 다섯 곳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녀왔다.
 
사실, 8일, 9일이 거의 비어있는 건 저 계획대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거라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획이 늘어질 때를 대비해서 사실상 비워 뒀다. 낚시라고 된 부분도 다 생략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링로드 일주를 중단하고 렌트카를 현지반납한 후 북부의 아큐레이리나 동부 에이일스타디르 공항에서 레이캬비크로 이동하는 방법들도 고려해 두었다.

심지어, 모든 숙소는 당일 예약했다. 계획대로 오늘 밤에 거기까지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다행히 겨울 비수기라 그런지 숙소는 대부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링로드에서 겨울에 갈 수 있는 곳은 거의 다 일정에 넣은 것 같다. 더 넉넉한 일정을 가지신 분들이나 여름에 가신 분들은 선택지가 더 많았겠지만,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상황에서 갈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봤다.
 
 
아이슬란드는 북극권에 있는 지역이라 계절에 따른 낮밤의 차이가 아주 드라마틱하다.
 
글머리에 올려 둔 레드 제펠린의 노랫말에도 나오는 백야, 여름에는 하루종일 해가 지지 않는 백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동지 즈음에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2~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다행히 필자의 여행기간에는 일출이 10시, 일몰이 17시 20분경으로 BMNT, EENT까지 고려하면 9시간 가량은 야외 활동이 가능했다.
 
물론 겨울 시즌이기 때문에 해가 떠 있을때도 한국처럼 해가 '중천'에 뜨는 것이 아니라 남쪽 하늘에 낮게 떠 있다.
 
지구과학 시간에 배웠던 식으로 하자면, 태양의 남중고도가 아주 낮다.
 
도로상황과 날씨상황은 아래 사이트의 도움을 받았다.
 
아이슬란드 실시간 도로상황 http://www.road.is/
아이슬란드 실시간 날씨상황 http://en.vedur.is/
오로라 상황은 각종 오로라 관측앱과 날씨사이트를 참조했다.

식사는 대부분 취사로 준비했다. 고추장, 된장, 소금, 후추, 고춧가루, 설탕, 식초, 다시다 등등, 양념 다수에 쌀 4kg. 라면은 20개로 4끼 분량만 준비했다. 매일 밤마다 밥을 지어서 먹었다. 라면을 먹는 날도 어차피 1인당 라면 1.25개씩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밥을 따로 지어서 국물에 말아 먹어야 했다.

점심용으로 따뜻한 물을 부어서 불려먹는 전투식량을 16개(4식)준비했다. 점심을 언제, 어디서 먹게 될지도 모르거니와, 영업중인 식당이 있을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찾기 귀찮았을지도 모른다. 맛에 대한 기대도 없었고.

현지식을 먹는 일정은 회픈의 랑구스틴 식당 Pahkus와 레이캬비크 Apotek의 아이슬란딕 구르메 코스의 2번밖에 계획하지 않았다. 유럽 요리에 대한 환상같은게 없기 때문일까...
 
전기는 한국과 동일한 전압에 콘센트를 사용하므로 별도로 준비할 것이 없었다. 이 점은 하루 들러 갈 핀란드에서도 동일한 부분이었다.

 
고등어나 대구가 그렇게 잘 낚인다길래 낚시장비를 준비했다. 필자나 일행들이 낚시를 뭐 잘하거나 자주라도 하는것도 아니지만, 그냥 아이슬란드 고등어로 회 떠먹고 싶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바다낚시에 별다른 허가나 면허 절차가 필요없다.(다만 민물낚시에는 면허증이 필요하다)

차량은 4륜 SUV로 했다. 스바루 포레스터 4륜, 스틱으로 예약했다. 65만원 정도가 나왔다. 아이슬란드 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도착 즉시 케플라비크에서 빌려서 출발 직전 케플라비크에서 반납하기로 했다. 예약은 좋았지만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다.

혹시, 폭설이나 기타 이유로 고립되거나 할 때를 대비해서 서바이벌 담요와 핫팩도 넉넉하게 준비했다. 비상식량으로 쓸 과자는 현지에서 따로 구입했다. 당장 강원도 영동지방에서도 폭설로 국도를 달리던 차가 고립되는 일이 몇년에 한번씩은 있다. 차에서 밤을 꼬박 세우게 될 경우에 대비해서 준비했고 쓸뻔한 일이 실제로 있었다. 깡으로 헤쳐나갔지만, 두 번도 못할 일이었다.

필요한 것들을 하나 둘 준비하다 보니 여행 출발일이 바로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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