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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얼음의 길을 달려서, 아이슬란드 일주 - #7, 스나이펠스네스 반도
게시물ID : travel_266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혜명D
추천 : 9
조회수 : 62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5/08 18:34:13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나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차가 움직일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정도였으나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
 

아침으로는 먹다 남은 빵과 소시지, 계란, 치즈에 주스 등으로 영국식 아침을 먹었다.
 

영국에서 잘 먹고 다니는 방법은 세 끼 모두 아침밥을 먹는거라던데...
 

우리는 거기에 한 가지 괴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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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슬라우투르Slátur라고 하는 아이슬란드식 소시지이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외관만큼이나 맛과 향도 강렬하다.
 

코를 찌르는 훈제향이 숙소를 가득 메웠다.
 

집 주인이 낮에 청소를 하러 와서도 "음 이놈들이 그걸 먹었구나? 근데 동양인이었는데?"하는 식의 멘붕에 빠질듯한 냄새였다.
 

김치 냄새를 풍겼다면 훨씬 더 미안했겠지만 그래도 이 나라 전통음식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가책을 마음 속으로 덜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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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몰라서 푸욱 삶았는데도 이렇게 속이 붉다. 질긴 껍질과 거친 속살에 진한 향을 가진 아주 야성적인 소시지였다.
 

물에 삶으면 보통 소금기가 꽤 빠지기 마련인데 이건 매우 짰다.
 

양이 꽤나 많아서 힘들었다.
 

맛이 많이 없었다...
 

일단 슬라우투르 향기가 자욱한 숙소를 뒤로하고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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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한지 5분만에 첫번째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는 키르큐펠이다.
 

그러나 안개가 짙어 보이지 않았다...
 

이쪽도 잘 보이지 않기는 매한가지이지만, 그나마 가까이 가서 볼 수 있는 키르큐펠포스를 일단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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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안개가 트이며 키르큐펠포스의 뒷산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 뒤를 돌아다보니 바로 키르큐펠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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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풍경도 벌써 5일째다 보니 그렇게 뭔가 감상이 밍숭맹숭했다.
 

아름다운 건 맞지만 지금까지 봤던 풍경들을 압도할 만큼의 위력이 있지는 않았다.
 

여기를 첫날에 왔다면 이야기가 달랐을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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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올라프스비크 마을에서 잠시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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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이슬란드 고등어를 먹고 싶은 욕심을 버리지 못한 탓이다.
 

여기서 잠시 세월을 낚고, 욕심을 조금 덜어낸 후, 루어를 하나 더 잃어 조금 더 가벼워진 손으로 다시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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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펠스네스 반도 끝에 위치한 스나이펠스요쿨 화산을 돌아 해안을 따라 헤를나르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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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파묻힌 검은 화산암 절벽을 보고 있자니 오레오 빙수가 먹고 싶어졌다. 겨울이지만,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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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파로우산뒤르로 넘어왔다. 여기도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모를 기암괴석이 여기저기에 있었다.
 

그렇지만 아까 생각난 오레오 빙수가 내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어서 감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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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의 힘을 시험하기 위한 돌덩이들이다. 54kg까지는 어찌어찌 무릎까지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100kg은 꿈쩍만 했다...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하늘이 점점 험악해지고 있어 길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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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까지는 아직도 200km...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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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차가 길에 거의 없었는데, 여기부터는 길에 차가 많았다.
 

특히, 40km로 서행하는 화물차 뒤로 1km에 가까운 나래비가 늘어섰다.
 

틈이 날 때마다 조금씩 추월해서 문제의 화물차를 따라잡자마자, 보르가네스 터널 톨게이트가 나타났다.
 

우리 차에는 ETC카드(하이패스)따위가 없었고 그놈의 화물차에는 끔찍하게도 하이패스가 달려있었다.
 

도로 추월당해서 레이캬비크에 올 때까지 꼼짝없이 화물차와 같은 속도로 아주 안전하게 서행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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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숙소 근처에 있는 코스트코 아이슬란드점에 왔다.
 

회원카드를 한국에 놓고 왔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달았기 때문에 뭔가를 살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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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대로 푸드코트에 왔다. 푸드코트는 똑같이 이용가능했다. 한국에서 12,500원, 미국에서 9.95달러인 피자가 1900크로네로 한국에 비해 1.5배정도 비쌌다. 피자를 포장해서 들고 이것저것 다른 것도 골라서 포장했다.
 

숙소에 들어가서 사온 것들로 저녁을 때우고 늘어져서 일단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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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에 일단 좀 자고 열한시쯤에 다시 일어나 그로타 등대로 오로라를 보러 나갔다.
 

뭐 보이는게 없었다.
 

바람이 강하고 추워서 늙고 병든 자들은 모두 차 안에 들어가고 열정있고 젊은 김도가 혼자 밖에서 카메라를 만지작거렸다.
 

그러던 중에 문득 북쪽 하늘을 보는데 뭔가 하늘이 조금 초록색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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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쳐나가서 카메라를 잡았다.
 

구름 사이로 오로라가 야아아아아아아아악간 보였다가 이내 사라졌다.
 

내일을 기약하면서 숙소로 다시 들어와 이번에는 술을 먹고 잠들었다.
 
 
 
Cap 2018-05-08 18-33-44-600.jpg

*6일차 이동거리
그룬다드피오르 숙소 ~ 레이캬비크 숙소 : 300km
 

총 이동거리 : 11491km
총 운전거리 :  198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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