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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게시물ID : sisa_10573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riaelena
추천 : 1
조회수 : 8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5/12 16:55:36
하루종일 세차게 비가 내립니다.
봄비라고 하기엔 씩씩한 빗줄기..
덕분에 먼지묻은 유리창이 아주 깨끗해졌네요.
참 고마운 봄비입니다.

우리들 마음도 이렇게 개운해지면 좋으련만
살면서 뜻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되던가 싶으면서도
그런데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상들때문에
앞으로도 번민의 나날들은 계속 될 것 같습니다.

마루랑 양산의 집 뒷산을 천천히 산책하고
텃밭도 가꾸고 한가로이 책을 읽는 일상을 눈물겹게 그리워하실 문프와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취미나 오락거리, 하고 싶은 많은 일들을 제쳐놓고 
온라인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모으고 만들려는 나..

물론 그분과 나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이지만
우리가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라는 건 명확한 진실입니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사람을 위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나 개인만 잘 사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잘 살자고 하는 게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함께 기뻐하고 나누면서 행복하려는 마음을 막아서는 온갖 방해물을 보고 있으니
이게 뭐 대다한 거라고 그렇게 반대에 부딪힐만한 일인가 싶고 
좋은 것을 남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좋은 건 뭐든 나만 가지려는 사람들이 많구나..
그만큼 함께 산다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가치임을 깨닫습니다.
가치가 귀한만큼 그에 걸맞는 대가를 치루라는 거겠죠.
아주 느리고 천천히, 더 힘들고 고통스럽게..

이젠 누군가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선량하 사람들이 희생되지 않고
작은 권리 하나를 얻기 위해 피눈물 흘리지 않고
부자의 배를 불리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이 착취당하지 않고
나만 잘 살기 위해 다른 이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자는 지당한 외침..

우리가 계속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사람 자체가 모든 가치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이 땅의 유토피아가 요원할지라도 결국 도달해야 할,
근본적이고 이상적인 기준점을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특별하거나 거창한 일도 아닙니다.
어렸을 때 우리할머니의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하나였습니다.

"사람이 그라면 못쓴다.."

거지가 지나가면 밥 한 술이라도 퍼주고 동냥박은 깨지말고
이웃의 경조사에 발 벗고 나서 내일인듯 일해주고
앞골 누렁이가 동네를 헤매고 있으면 집에도 데려다주고,
밥 지을 때 쌀 한주먹씩 항아리에 모아 좀도리로 이웃구제도 하고
논에 물 댈 때 옆논에 물꼬도 터주고..
한시도 나만 생각하지 않고 늘 이웃을 염두에 두며 사셨습니다.

"자식있는 사람은 남한테 모질게 대하면 안된다.
남한테 모질게 하면 나한테 다 돌아오는디..
내 자손에게 돌아오면 그게 참말로 피눈물나는 법이니께.."

그래서 사람한테 잘하고 ,사람답게 살라고 하셨습니다.

혼기를 앞둔 처자들이 배우자에 대해 고민할 때
저는 그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보라고 합니다.
식당에 갔을 때 종업원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아기나 동물을 볼 때 얼마나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는지,
사람에 대한 배려가 몸에 익은 사람이 배우자도 귀하게 여기는 법이라고.."


경기나게 무섭고 끔찍한 흔적들이 무수히 많은데도
평범한 사람의 상식에서 섬찟한 일들을 일상적으로 해 온 것이 자꾸 드러나는데
아무 말도 하지말고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우리를 사람으로도 취급하지 않는 모리배들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나는 그 사람을 지지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논리와 프레임을 씌워도 나는 사람이므로 그를 지지할 수가 없습니다.
어린 시절 우리할머니가 사람은 그러면 못쓴다고 하셨거든요.

사람같은 사람이 사람에게도 잘 하는 법이거든요.
사람다운 사람을 뽑자는 게 비난받을 일인가요?

봄비가 내려 외출하기도 힘들지만
그래도 올 봄엔 이렇게 자주 봄비가 내리니 
농부들이 참 좋아하겠다는 생각에 흐뭇해하고
촛불집회가 열리기 전엔 비가 그쳐서 
거기 가시는 분들이 고생을 덜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나는 평범하고 소소한 한 사람의 시민입니다.

다만, 한 번 깨어나니 자꾸 할 말이 많아지는
그래서 누군가를 긴장하게 하는 깨시민입니다.

다시 한 번 나는 누구인가? 
그래서 어제 제가 썼던 댓글 하나 다시 가져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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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바닷가의 모래같은 존재들입니다.
문프를 보고 당원이 되었지만 딱히 소속이 없어요.

내가 보고 느낀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내가 없어도 큰 흐름은 그대로 이어지니
나는 대세속에 없어도 생각의 힘을 보탭니다.

노짱이 말한 깨시민은 생각으로 조직되는 개별단위입니다.
와해시킬 조직도나 계파로 나눌 수 없는 살아있는 유기체..
공기처럼 투명하고 바람처럼 자유로운 시민입니다.

공작이나 꼼수가 통하지않는다는 걸 
저들이 알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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