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늘은 스승의 날이죠. 뭐 스승까진 아니지만 어쨌든 제 날입니다. 어렸을 때엔 스승의 날이라고 학교서 아침부터 칠판에 축하그림을 그리고 카네이션 달아드리고 파티했던 기억이 나네요. 목캔디같은거 선물도 드리고 노래도 부르고 일일교사 초빙도 해서 하루를 즐겁게 보냈죠.
학창시절 무난무난하게 지내고 교사가 된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교사가 되었을 때에는 촌지등의 문제가 붉어져서 촌지는 아예 안주고 안받고 롤케잌 정도의 간식은 애들과 파티 때 나눠먹는 정도였네요. 지금은 아예 안받구요. 오히려 애들 밥만 사준게 연 50만원정도 되는듯 합니다.
그런데 사회에선 교사 욕하는게 심하네요. 교사라고 밝히면 쏟아지는 악플들...내가 가르쳤나?;; 거기에 스승의날 시즌쯤 되면 청렴공문들 잔뜩 보내면서 교사들을 범죄집단처럼 다루네요. 스승의날이 좋은 날을 기념하는 날인지 반성하라는 날인지.. 개념없는 애들은 다 알면서 김영란이 하면서 개그치고 있고...(니들은 당분간 사탕없어...)
학교 근무하면 참 재미있지만 별의별 일들도 있어요. 옆에 애들 툭툭 건들어서 싸움만들고 집에가선 자기 유리하게만 말하는 애들, 여적여가 왜나왔는지 알 수 있는 여학생들간 미묘한 관계, 수업시간에 상습적으로 숙제안한 애들 혼냈는데 집에서 자기애만 혼냈다는 경우, 교사한테 대놓고 욕하는 학생, 도벽 등등....거기에 애들 말을 200%신뢰+상상더하기 학부모들, 자기 애 교육에 따른 스트레스를 한밤중에 전화해서 풀어내는 분들, 학교와서 멱살잡는 분들, 치료비줄테니 싸움하려면 두둘겨패라는 학부모들 어휴... 공식적으로 처리도 못해요. 진지하게 처리하려 하면 악성민원으로 심하게 괴롭히거든요. 저도 다 죽이고 세상 마칠까 생각했던 적이 있을정도..
뭐 여튼 생일같은 날이라 조용히 집에서 히오스를 하며 쉽니다. 청렴관련해서 많은 학교들이 재량휴업일로 쉬거든요. 게임도 하면서 인터넷좀 하는데 게시판엔 이런 글이 보이네요. 2시의 데이트에서 스승의날인데 교사들에 대해 안좋았던 기억으로 뒷담화를 깠다고요. 사회에서 범죄집단 보듯 해서 카네이션 하나 안받고 집에서 쉬는데 공영방송에서 스승의날에 뒷담화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