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눈물이 흘렀는데
받아 줄 이가 없어
가슴에 고여가네
지워지기를
잠자듯 고요하게, 숨쉬듯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를.
그렇게 사라지고 자리난 곳 메꾸어줄 한줌 바람이 날아 들기를.
파도에 덮여 꿈을 꾸듯, 바람에 젖어 녹아들듯 너의 기억 지워지기를
이상
뜨끈한 아스팔트 위를 내리걷자 그곳에 눌러붙고 싶었다.
옥수수대처럼 힘없이 쓰러져 그곳에 녹아들고싶었다.
그리고는 이내 말라붙어 선선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날고싶었다.
그렇게 나는 자연스럽게 모든것에서 자유로워 져야지, 천천히 숨을 쉬어야지
너의 존재
햇살에 굴러 따듯하고 보송한 콩고물 묻혀왔구나
파란 새순위에 놀아 맑은 이슬 입가에 묻혀왔구나
그렇게 발바닥에 파릇한 새순 향기 담아와 내게 전해주는구나
그래서 너는 그렇게나 사랑스럽구나.
아름다운 너에게
너는 언제나 사랑스럽다.
너는 언제나 행복해야 한다.
너는 우울해 할 필요가 없다.
너는 손이 따듯한 사람이다.
너의 존재는 언제나 눈부시다.
짝사랑
눈을 감고 귀를 막아 멀어버린 척 해도
날 만지는 너의 손길에 더는 아닌척 할 수 없네
날 지켜봐주는 것
한적한 골목길에 우두커니 서서
초라한 가로등 켜지길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날 비춰줄 생각않네
눈물이 찰랑거려 쏟아질까 하늘을 보니
나 모르게 별빛들이 깜빡이며 켜져가네
달
조각조각 부서진 달을 붙여야지
흩어진 조각 고이고이 품고 와 강가에 풀어줘야지
아끼던 예쁜 은색실 바늘에 꿰어 강물에 흘려주니
살풋 미소지으며 이제는 괜찮다하네
발자국
발바닥에 노란 물감 뭍어 몇발자국 걸었더니 벗겨졌고
어느새 빨간 물감 뭍어 다시 걸으니 좀 벗겨졌고,
파란 물감뭍어 또 걸으니 또 다시 벗겨졌네
그렇게 남은 그 자국들은 내 인생이 되었네
가질 수 없는 것
하늘에서 볓빛이 내려 한움큼 쥐어 호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달려가 그것을 꺼내려니 조금씩 날아가 버렸구나
그렇게 너는 가질 수 없어 더 아름다운 것이었구나.
사진 출처 - 텀블러
시 - 왈왈왈멍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