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맞고 왔습니다. 썰 풀어보겠습니다.
시작하려면 어제로 돌아가야 합니다.
어제 나무위키에서 페리카나 양념치킨이 하두 맛있대서
먹었는데, 정말 제 입맛엔 별로 더라구요.
밍밍하고 달지도 짜지도 맵지도 않고, 느끼한데다가 바삭하지도 않아서
아 이러려고 내가 만육천원을 썼나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기분이 나빠서 그런지 갑자기 닭뼈가 목에 걸렸습니다.
아 길라임을 닭이라고 놀려서 나에게 닭의 저주가 내렸구나 라는 생각이들었습니다.
는 개뿔 진짜로 요단강이 바로 앞에 보이면서 제 인생 전부가 제 눈앞에서 파노라마로 펼쳐졌습니다.
구역질은 쉼없이 나왔고 숨도 못 쉴 지경에 빨리 119 부르려고 핸드폰을 찾다가
구역질이 나와 한번 토를 했더니 뼈가 좀 내려가더군요.
그제야 숨도 쉴수 있고 해서 아 좀 내려갔다보다 라는 생각에
다시 맛없는 치킨이랑 밥을 먹었는데 치밥족이라 욕은 하지 마셨으면 좋겠는데 치밥이 얼마나 맛있는데요
아무튼 그렇게 하다보니 뼈가 좀 내려가나 싶더니 아직도 이물감이 느껴지더라군요
그래서 뉴스룸을 보면서 생각을 하다가 손옹이면 이럴때 어떨까 하다가
그래도 응급실가면 돈이 많이 나오니까 내일 알바하는 건물 밑에 이빈인후과가 있어서 걸로 가야겠다고 했는데
자고 일어나니까 아무런 느낌이 없어 어 다행이구나 해서 알바를 눈누난나 같은데
감기때문에 이빈인후과는 가야되고 그래서 간 김에 혹시 목에 걸린 닭뼈 좀 봐줄수 있냐고 하는데
어쩌다가 걸리게 됐어 라고 물으셔서 걍 자그만한 뼈는 씹어먹어요 하니까 그걸 왜 먹냐며 쿠사리 좀 먹고
코에 길다란 관 끼워서 아 그거 진짜 아프더라구요 봤는데 기관지는 문제 없는데 식도는 여기서 못본다고 하셔서
혹시 모르니까 금식하고 좀 지켜봐라 하셨는데 원래는 아프지도 않았는데 그말을 들으니까 갑자기 또 가슴이 답답해서
어쩌지 어쩌지 그러다가 걍 실비보험도 들어져 있겠다
큰병원 가서 엑스레이를 찍으러 갔는데, 담당 업무 분께 닭뼈가 걸려서 왔다고 하니
어디에 걸리셨냐고 물으시길래 웃겨서 그러면 귀에 걸렸겠습니까? 라고 되물으니 여고생처럼 두분이 까르르 웃으셔서
저도 멋쩍게 웃다가 수면내시경 받고 지금 막 다시 알바가게로 돌아왔는데
그나마 다행인것은 제 성격에 수면내시경 하면 헛소리쉰소리흰소리블라블라 할 것 같았는데 쥐죽은 듯이 잠만 쳐잤다고 하시네요
알바를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수면내시경 끝나자마자 일어나서 어머니 차타고 다시 가게로 왔어요.
그런데 수면내시경 마취제가 프로포폴이더라구요.
수면내시경 끝나고 진찰쌤이랑 다시 이야기 하는데, 화면에 포폴이라고 써져 있어서
혹시 저거 그 포폴인가요? 요새 유명한 그 포폴? 이라고 하니까 의사선생님 웃으시면서 예, 맞아요. 하셔서
와 뭔가 신기방기하네요 라고 하니까, 그 포폴은 다른데서 하는 포폴이라고 유치원생한테 말씀하시듯이 하셔서
저도 유치원생처럼 아 그렇구나. 하면서 고개 끄덕이고 병원에서 나왔어요.